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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 인수전 안갯속 불구, GS가 유력 후보인 까닭은?
휴젤 인수전 안갯속 불구, GS가 유력 후보인 까닭은?
  • 김지민 기자
  • 승인 2021.08.20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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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털, 휴젤 지분 44.4% 매각∙∙∙인수가 2억 2,600억 원
신세계, 롯데, SK, 삼성 등 휴젤 인수설 공식 부인
GS 허태수 회장, 인사발령 단행∙∙∙허서홍 전무 중심의 M&A 나서나?
휴젤 거두공장 전경(사진=휴젤)
휴젤 거두공장 전경(사진=휴젤)

[한국M&A경제] 신세계, 롯데, SK, 삼성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휴젤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휴젤의 새 주인 찾기는 안개 속을 걷는 모양새다. 휴젤은 물론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털 역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 투자은행(IB) 및 바이오 업계에서는 휴젤 인수와 관련된 추측만 오가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미국 <블룸버그>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이 휴젤의 지분 44.4%를 2억 달러(약 2조 2,600억 원)에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휴젤은 국내 1위 보톡스 기업으로 성형외과 원장과 생물학 박사 등 3인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지난 2015년에는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이후 2017년 베인캐피털에 인수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톡스 업계의 시장성과 휴젤의 성장 가능성을 볼 때 휴젤의 인수 작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GS그룹
사진=GS그룹

◇GS, 신세계∙롯데∙삼성 달리 신중한 태도 보여

그동안 휴젤의 인수 후보는 국내 대표 대기업을 중심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모두 휴젤 인수전에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검토 사항으로 휴젤 지분 인수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 역시 “휴젤 인수설과 관련된 내용은 당사와 무관함을 알린다”고 했으며 삼성물산도 “인수 참여를 검토한 바 있지만, 더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LG의 경우 지난 2019년 LG생활건강이 휴젤을 인수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 LG생활건강 측이 “최대주주의 확인은 거친 결과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하며 인수설을 일축했다. 

반면 GS는 휴젤 인수설과 관련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는 GS를 휴젤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언급되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IB 업계에서 GS가 한국 IMM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 CBC그룹,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Mubadala Investment) 등 3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휴젤 본입찰에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IB 업계에서는 GS컨소시엄이 휴젤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GS컨소시엄은 휴젤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42.9%를 2조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막바지 협상만 남겨둔 상황”이라며 “조만간 GS컨소시엄과 베인캐피탈은 주주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태수 회장이 최근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GS는 휴젤의 강력한 새 주인 후보로 떠오른다. 

지난해 말 허 회장은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를 주식회사 GS 미래사업팀장 겸 전무로 인사발령을 냈다. 허 전무는 허 회장의 5촌 조카로 2006년부터 2년간 GS홈쇼핑 신사업팀에서 허 회장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허 전무가 지주사로 옮기면서 13년 만에 허 회장과 재회한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GS는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GS에너지 등의 성장성에 한계에 부딪혔다”며 “GS가 바이오산업을 새 먹거리로 찜했고 그룹 차원의 다방면 진출 방안으로 휴젤과의 M&A로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GS는 지난 6월 말 “컨소시엄 참여를 통한 소수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한 이후 휴젤 인수와 관련된 추가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중국 사환제약을 비롯한 글로벌 PEF가 인수전에 나선다고 전해진다. 

 

휴젤 보톨렉스 톡신 제품군(사진=휴젤)
휴젤 보톨렉스 톡신 제품군(사진=휴젤)

◇휴젤 매각가 2조 원∙∙∙적절성 논란

한편 일각에서는 2조 원이 넘는 휴젤 인수가가 비싸다는 시각이 나온다. 5년 전 발발한 보톡스 균주 논란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각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균주 논란은 일부 대기업이 휴젤 인수를 검토했다가 발을 뺀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보톡스를 개발한 메디톡스는 휴젤 등 경쟁사가 개발한 보톡스 균주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보톡스 균주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생활에서 독소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도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나가지 않았다”며 “휴젤 등 민간업체는 균주의 발견 장소와 제품을 분명히 밝히고 정부도 철저한 현장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휴젤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허가를 받았고 정부 감독 아래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균주 논란을 불식시키는 모습이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톡신 균주 출처 논란은 안전성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 밝히면서 균주 논란은 일단락된 듯 보였다. 

반면 보톡스 시장에서 휴젤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매각가가 적절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휴젤은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수출 비중 역시 높은 축에 속한다. 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휴젤의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46.6%에 달한다. 또 최근 균주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휴젤의 기업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IB 업계의 시각이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휴젤 지분 인수 공시가 보톡스 업계의 주가 상승 요소로 떠오르며 재평가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주요국의 백신접종과 록다운 해제로 경제 활동이 재개되고 있다”며 “에스테틱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휴젤 인수 작업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글로벌 PEF가 휴젤 인수 후보로 거론된 점을 볼 때 휴젤 자체로서 경쟁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 시장에서는 기반을 잡았고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라면 2조 원이라는 인수가는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M&A경제=김지민 기자] kjm@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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