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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이커머스 시장서 주목받는 쇼퍼블 트렌드…미래 유통 플랫폼 등장하나
해외 이커머스 시장서 주목받는 쇼퍼블 트렌드…미래 유통 플랫폼 등장하나
  • 박세아 기자
  • 승인 2020.09.10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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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시장 내 구조적 변화 트렌드 보여
쇼핑과 연계된 ‘쇼퍼블’ 콘텐츠 활용 사례 증가
향후 커머스-미디어 시장 성장원동력 가능성 제기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온라인 중심의 유통 시장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커머스 시장 내부에서도 구조적 변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이중 해외에서 주목되고,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 바로 ‘쇼퍼블(shoppable)’ 콘텐츠 트렌드이다. 쇼퍼블 콘텐츠란, 말 그대로 ‘쇼핑가능한’ 또는 ‘쇼핑과 연계된’ 콘텐츠를 말한다.

이 같은 콘텐츠라면 가장 쉽게 떠오르는 것이 홈쇼핑 방송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홈쇼핑이나 데이터 방송 등이 TV 실시간 채널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데, 홈쇼핑과 같이 영상 혹은 광고를 보면서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가 TV가 아닌 이커머스에서도 본격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SNS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 등 주로 커뮤니케이션이나 미디어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페이스북
출처: 페이스북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인앱 결제 지원 선보여

실제로 해외 쇼퍼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페이스북, 구글, 스냅챗, 아마존, NBC유니버셜 등 SNS와 미디어 업체들이다. 페이스북은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자체 완결적 커머스가 가능해지도록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2019년 3월 상품 이미지나 영상을 보고 별도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필요없이, 인스타그램 내에서 인앱 결제를 지원하는 ‘체크아웃(Check-out)’ 기능을 내놓았다.

이어 2019년 12월에는 인스타그램에 쇼퍼블 동영상이 등장했다. 미국 잡지인 ‘더 컷(The Cut)’誌가 인스타그램에 팝 가수 셀린 디옹(Celine Dion)의 뮤직비디오 영상을 활용한 쇼퍼블 동영상을 선보였다. 셀린 디옹이 90년대 인기곡 ‘It's All Coming Back Me Now’ 음악을 부르는 동안 셀린 디옹이 착용하고 있는 ’90년대와 2000년대 패션과 액세서리 브랜드가 영상에 나타나고, 이용자가 이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20년 5월에는 기업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자신들만의 샵을 오픈하여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페이스북 숍스(Facebook Shops)’를 출시했고, 이어 2020년 7월에는 ‘인스타그램 샵(Instagram Shop)’이 런칭되었다. 양 서비스 모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인스타그램 샵에서는 페이스북의 자체 결제 솔루션인 ‘페이스북 페이(Facebook Pay)’가 적용된다. 이는 페이스북이 자체 앱 내에서 결제까지 포함된 통합 커머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업계와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이 같은 구매자와 판매자의 활동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인스타그램 샵의 맞춤형 기능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미국에서 널리 이용되는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이자 SNS인 스냅챗도 쇼퍼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20년 6월말 셀럽과 디자이너들이 등장하여, 옷, 신발, 액세서리 등 스트리트 패션을 보여주고 독점 판매하는 오리지널 쇼 ‘더 드롭(The Drop)’을 공개한 것이다. 또한 스냅은 2020년 6월말에는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와 함께 AR(증강현실) 렌즈를 활용한 쇼퍼블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다.

전세계 젊은 층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틱톡(TikTok)도 커머스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9년 11월에 틱톡 인플루언서들이 자신들이 올린 동영상에 커머스 링크를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데 이어, 2020년 4월에는 패션 브랜드 ‘리바이스(Levi’s) 틱톡에서 진행한 쇼퍼블 동영상 광고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쇼퍼블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 7월 중순에 구글 산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에어리어120(Area 120)’이 90초 분량의 동영상을 시청하며 새로운 제품을 발견할 경우에, 이를 구매하게 해주는 ‘숍루프(Shoploop)’라는 앱을 런칭했다. 이 앱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이른바 ‘쇼퍼테인먼트(shoppertainment)’ 성격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2020년 6월부터는 유튜브 동영상 재생 중에 광고가 시작되면, 영상 하단에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지금 구매(Shop Now)’ 버튼이 생성되어,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광고를 테스트하고 있다.

 

출처: NBCU
출처: NBCU

미래 융복합형 커머스와 유통 시장 변화 조짐

이커머스의 강자인 아마존 역시 쇼퍼블 트렌드를 외면하지 않고 있다. 2020년 3월 27일 동사의 자체 OTT 서비스인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를 통해 초연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메이킹 더 컷(Making the Cut)’이 최근 사례이다. 이 프로그램은 패션 디자이너 경진 프로그램이다. 경진 결과 1~3위에 오른 패션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거나 추천한 옷들이 아마존 닷컴에서 독점으로 판매된다.

미국 메이저 방송사인 NBC유니버설도 방송 콘텐츠와 연계된 다양한 쇼퍼블 사업을 하고 있다. NBCU의 쇼퍼블 사업은 2020년 4월에 정식 공개된 ‘NBCU 체크아웃(NBCU Checkout)’에서 잘 드러나 있다. NBCU 체크아웃은 ① 브랜디드 콘텐츠, ② 실시간 TV 방송, ③ 제품 및 서비스 안내 프로그램, ④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와 커머스가 통합된 쇼퍼블 광고 사업이다.

특히 NBCU 체크아웃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이 ‘ShoppableTV’ 로 명명된 실시간 방송 기반 광고이다. 실시간 방송 화면에 나오는 QR코드와 스마트폰을 활용해 방송 프로그램 관련 제품 구매 사이트로 이동시켜 줌으로써, 시청을 방해하지 않고 영상 프로그램과 커머스 연동 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실제 2019년 10월에는 프랑스 오픈 테니스 경기 중계를 하면서 라코스테 의류 판매 광고를 내보냈고, 세계적 사이클 경기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 기간에 온라인 사이클 서비스인 ‘쯔위프트(Zwift)’의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타깃(Target)’ 같은 소매 업체와 화장품 편집샵인 ‘세포라(Sephora)’, 이커머스 플랫폼 ‘베리샵(Verishop)’ 등 실제 오프라인으로 상품을 유통하는 업체들도 일부 브랜드와 추천 제품을 대상으로 동영상 콘텐츠가 접목된 쇼퍼블 콘텐츠 사업을 시작했다.

이처럼 다양한 태생의 업체들이 쇼퍼블 사업에 나서는 이유는 SNS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가 이용자들간의 단순 소통을 넘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오는 장소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쇼퍼블 사업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 구축 전문 업체들이 등장하는 등,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TV와 동영상 시청이 급증하는 가운데, 영상 미디어 시청자를 상품 구매자로 전환시키기에 용이한 환경이 조성된 측면도 있다.

특히 코노라19 사태가 종식된 이후에도 쇼퍼블 트렌드가 사라지지 않고 확산될 가능성이 높고, 쇼퍼블 트렌드가 미래의 커머스와 미디어 시장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커머스가 미디어 시청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미디어 산업의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으며, 영상 콘텐츠와 접목된 커머스는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최근 쇼퍼블 트렌드가 향후 ‘Shoppertainment’ 트렌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미디어와 커머스가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hoppertainment’ 트렌드가 단순히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가령, PC, TV, 스마트폰에 이어 제4의 스크린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전기차 시장에 Shoppertainment 트렌드가 나타날 경우, 커머스와 융합된 미디어 서비스가 미래 자동차 사업의 주요 수익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쇼퍼블 트렌드는 미래 융복합형 커머스와 유통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예고편일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박세아 기자] citydaily@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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