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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지역화폐가 만났다∙∙∙”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블록체인과 지역화폐가 만났다∙∙∙”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5.26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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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일자리 창출 및 지역 소비 확대 선순환 구조
지류형 지역화폐의 현금화 등 ‘상품권깡’에 대한 지적도 있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관심↑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지역화폐는 한정된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대안화폐다. 일부 지자체는 모바일, 카드, 지류(紙類) 등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한다. 지역 내에서만 유통되기 때문에 지역 자금의 유출을 최소화하고 소비와 유통을 촉진한다. 즉, 지역 내 거래와 생산을 증가시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시 지역 소비를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낸다.

지역화폐를 구입할 때 할인 또는 적립 등의 혜택을 받기도 한다. 이런 점을 악용해 지류형 지역화폐를 현금화하는 등 ‘상품권깡’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지역화폐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지역화폐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소비진작을 위해 전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 적용으로 부정사용 줄일 수 있을 것”

‘블록체인’(Blochain)은 네트워크에서 모든 사용자의 거래 내용이 담긴 데이터를 사슬처럼 연결해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위∙변조 없이 사용자의 실시간 거래 이력을 공유해 처리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로 먼저 알려졌다. 암호화폐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이나 위∙변조를 막는 기술로 활용됐다.

한국에서는 암호화폐의 투기성 때문에 부정적으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 송금, 보험 등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지류형 지역화폐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 수가 없어 상품권깡 등 부정적인 방법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며 “블록체인의 특징을 살려 모바일이나 카드형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한다면 거래 추적과 함께 부정사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술기업은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각 지자체 마다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와 경북 포항시는 지난해 ‘모바일 포항사랑상품권’ 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출처: 한국조폐공사)
한국조폐공사와 경북 포항시는 지난해 ‘모바일 포항사랑상품권’ 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출처: 한국조폐공사)

지역화폐 결제플랫폼 ‘착’∙∙∙QR코드 통해 상품 구매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LG CNS는 지난 2018년 5월 ‘모나체인’(Monachain)을 개발했다. 금융, 공공, 통신, 제조 등 모든 산업영역에서 적용 가능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디지털 인증, 디지털 커뮤니티 화폐, 디지털 공급망 관리 등이 핵심 기능이다.

특히 디지털 커뮤니티 화폐는 지자체의 지역화폐 발행과 복지수당 지급 등에 최적화된 서비스다. LG CNS가 은행에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하면 은행은 화폐 발행과 유통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국조폐공사가 지역화폐 결제플랫폼 ‘착’(Chak)에 모나체인을 적용하면서 경기도 성남을 비롯해 경북 포항, 전북 정읍과 남원, 전남 영광, 충남 계룡 등에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해당 지역민들은 모바일앱 ‘지역상품권 착’으로 상품권을 구입한 후 가맹점에서 QR코드를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로써 소비자는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지역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가맹점은 은행환전 및 매출정산의 번거로움을 해고할 수 있으며 지자체는 간편한 가맹점 관리가 가능하다.

부산광역시는 블록체인 기반 카드형 지역화폐 ‘동백전’을 발행하고 있다. 동백전 모바일 앱이나 하나은행, 부산은행 창구에서 카드발급 신청 및 충전을 할 수 있다. (출처: KT)
부산광역시의 블록체인 기반 카드형 지역화폐 ‘동백전’ (출처: KT)

KT 암호화 토큰기술, 조건 자유롭게 설정해 암호화폐 발행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 KT와 모바일 마케팅 기업 KT엠하우스는 2018년 9월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 역시 블록체인을 적용했기 때문에 위∙변조 및 이중지불이 불가능하다. 불법적인 현금화 문제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KT의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은 암호화 토큰기술(K-Token)이 적용됐다. 사용지역 및 업체, 권한, 기간 등의 조건을 자유롭게 설정해 암호화폐를 발행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앱의 QR코드와 충전식 선불카드 형태로 발행한다.

각 지역에 속한 가맹점에서만 지역화폐로 경제가 가능하다. 지역화폐의 취지가 ‘골목상권 활성화’인 만큼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유흥업소 등 일부 가맹점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이듬해 4월 KT는 경기 김포시와 ‘김포시 전자형 지역화폐 구현을 위한 3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김포페이’를 발행∙유통했다. 청년배당, 산후조리비,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블록체인 기반 전자형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부산시의 블록체인 기반 카드형 지역화폐 ‘동백전’을 발행하고 있다. 동백전 모바일 앱이나 하나은행, 부산은행 창구에서 카드발급 신청 및 충전을 할 수 있다. 김포시와 마찬가지로 신용카드 단말기가 있는 부산시 내 모든 점포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지난1월 전북 익산의 카드형 지역화폐 ‘다이로움’(多e로움)을 발행했다. 울산의 ‘울산페이’, ‘경남 하동의 ‘하동페이’와 남해군의 ‘남해화폐’ 등을 준비 중이다.

한편 KT는 26일 NH농협카드와 지자체 지역화폐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역화폐에 연동된 카드사를 확장하고 IT 취약계층을 위한 농협은행 인프라 기반 지역화폐 사업 활성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화폐 사용을 위한 농협카드를 개발하고 세종시 ‘여민전’을 시작으로 타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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