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7:15 (목)
10년 만의 기업회생 절차, ‘쌍용차’의 운명은?
10년 만의 기업회생 절차, ‘쌍용차’의 운명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16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회생법원, 쌍용차에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
쌍용차, P플랜→인가 전 M&A 전환∙∙∙“투자자와 신속한 협상 목표”
“빠른 시일 내 M&A 주관사 선정 등 회생절차 조기 종결할 것”

[한국M&A경제]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가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된 지 10년 만에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서울회생법원은 15일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법정관리인은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이, 조사위원은 한영 회계법인이 맡는다. 쌍용차는 오는 7월 1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2월 “차질 없는 P플랜 회생절차 추진을 통해 조기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P플랜은 회생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회생절차 비용 및 시간 등을 절약하고 기업의 정상화를 촉진하는 절차다. 신규투자 또는 채무변제 가능성이 있을 때 채권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 회생절차 개시 전 사전회생계획안을 작성하고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쌍용차는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P플랜에서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이하 인가 전 M&A)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존 잠재투자자와의 협의가 지연되는 상황과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는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가 전 M&A 방식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법원의 M&A 준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된다”며 “투자자와 더욱 신속한 협상을 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66년간 주인 5번 바뀐 쌍용차∙∙∙6번째 주인 기다리는 중

쌍용차는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자동차 기업이다. 1954년 설립 이후 66년간 주인이 5번이나 바뀌었을 만큼 산전수전을 겪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1988년에는 쌍용그룹이, 1998년에는 대우그룹이 차지했다. 2000년 대우자동차에서 분리된 쌍용차는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쌍용차는 경영난에 빠지면서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됐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쌍용차의 주력 제품인 SUV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고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이유로 기술을 빼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는 곧 현실로 이어졌다. 2006년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 불법 유출 사건으로 중국의 기술자립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말았다. 게다가 2008년 전 세계적인 유가 급등 현상으로 쌍용차의 SUV 차량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했고 상하이차는 결국 쌍용차를 매각했다.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2011년 인도 마힌드라에 경영권을 넘겼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72.85%를 5,500억 원에 인수하고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 원을 투자했다.

쌍용차는 2016년 SUV 차량 티볼리의 흥행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하지만 국내 SU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폭이 확대됐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힌드라가 코로나19로 경영난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마힌드라는 ‘2022년 쌍용차 흑자 전환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하고 2,3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같은 해 4월 이 계획을 철회했다. 6월에는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하고 새 투자자를 모색하겠다”고 했으며 지난 1월에는 “2월 말까지 쌍용차를 매각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2021년형 티볼리 에어 (사진=쌍용자동차)
2021년형 티볼리 에어 (사진=쌍용자동차)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21일 회생절차 개시와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회생법원에 신청했다. 회생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월 28일까지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했다. 그러나 쌍용차는 기한 내 개시하지 않았고 회생법원은 3월 31일까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쌍용차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했고 법원은 결국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쌍용차는 회생법원과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M&A 주관사를 선정하고 M&A 완료해 회생절차의 조기 종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와 관련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쌍용차는 1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와 관련한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올해 사업연도에 대한 감사보고서 제출일까지 상장을 유지하게 된다.

개선 기간 내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선다. 상용차는 평택공장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재평가 등으로 상장폐지 해당 사유를 해소하고 적정 감사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정용원 본부장은 “채권자의 권리 보호와 회사의 회생을 위해서는 정상적인 조업이 관건”이라며 “협력사와의 협의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따른 고객 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과거 절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고용안전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쌍용자동차노동조합은 16일  “쌍용차의 회생 방안은 고용 대란을 막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라며 “20만 노동자의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회생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일권 노조위원장은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적극 대응하고 협력해 나아갈 것”이라며 “불안해하지 말고 쌍용차 생존에 도움이 되는 차량구매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