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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 뚜레쥬르 매각 검토…유동성 확보 위한 자산 매각 지속하나
CJ푸드빌, 뚜레쥬르 매각 검토…유동성 확보 위한 자산 매각 지속하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8.14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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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뚜레쥬르
출처: 뚜레쥬르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CJ그룹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짜 사업’을 매각해 오랜 시간 지속해온 실적 부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파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의 뚜레쥬르를 매각하기 위해 최근 딜로이트안진을 매각 주관사로 정하고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에 투자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뚜레쥬르의 매각 가격을 약 3천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CJ는 뚜레쥬르 매각설과 관련해 “CJ푸드빌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CJ는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안에 재공시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적자 지속하는 CJ푸드빌, 현금 확보 절실

CJ푸드빌은 1994년 CJ제일제당의 외식사업부로 시작한 뒤 2000년 분리됐다. 2006년 베이커리사업부를 인수합병함에 따라 베이커리, 커피전문점, 패밀리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게 됐다. 대표 브랜드로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게 매각한 바 있다. 

뚜레쥬르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를 잇는 2위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다. 국내 가맹점만 약 1,300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이커리시장 점유율 25.8%를 차지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CJ푸드빌의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CJ푸드빌의 매출 가운데 절반은 뚜레쥬르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CJ푸드빌이 뚜레쥬르 매각을 결심한 것은 지속되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CJ그룹에서 식품 사업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이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낸 것과 달리 CJ푸드빌은 수년째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8,903억 원, 영업손실 40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영업손실 434억 원을 냈다가 투썸플레이스 매각으로 적자를 대폭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속적인 구조 조정으로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했지만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의 여파로 외식 사업이 큰 타격을 입은 탓에 뚜레쥬르 매각까지 추진하기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에 이어 뚜레쥬르까지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놓고 프렌차이즈 업계에서는 ‘예상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뚜레쥬르를 사들일 만한 기업이 나올지 불투명하다”라며 “베이커리 업종의 성장이 정체돼 있어 다른 업종과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CJ제일제당이 CJ푸드빌로부터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을 사들인 것을 두고도 현금 확보가 절실한 CJ푸드빌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은 10년 가까이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을 공동 보유하고 있었다. 비비고는 2010년 CJ푸드빌이 한식 프랜차이즈 식당인 비비고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론칭한 브랜드다.

다만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푸드빌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CJ그룹이 해외에 비비고 레스토랑을 오픈하면서 CJ푸드빌보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상표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고 향후 사업 추진을 위해 브랜드 상표권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출처: CJ푸드빌
출처: CJ푸드빌

고급화 전략 펼치는 CJ푸드빌, 다른 계열사 매각도 검토할까

CJ푸드빌이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꺼낸 카드는 ‘고급화 전략’이다. 

CJ푸드빌은 빕스 일부 매장을 ‘프리미어(Premiere)’ 또는 ‘테이스트업(Taste-up)’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해 빕스 등촌점에 프리미어를 처음으로 도입한 뒤 좋은 반응을 얻자 프리미어 매장을 광주, 안양, 인천 등으로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테이스트업 매장 개선에도 속도를 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다만 CJ푸드빌이 고급화 전략에 따른 투자로 성과를 보기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패밀리 레스토랑과 뷔페 등을 꺼리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앞으로도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이 현금 확보와 체질 개선을 위해 향후 빕스, 계절밥상 등 다른 브랜드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나온다. 

CJ푸드빌은 2018년에만 빕스 매장 20곳, 계절밥상 매장 25곳의 영업을 종료한 바 있다. 지난해 착즙주스 브랜드 ‘주스솔루션’ 사업도 접었고 중국의 빕스 매장도 정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CJ푸드빌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자산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citi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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