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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인수전, 18곳 참여∙∙∙완전 민영화 속도전
우리금융 인수전, 18곳 참여∙∙∙완전 민영화 속도전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10.1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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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우리금융 잔여 지분 매각
매각 성사 후 최대주주 변경∙∙∙사실상 완전 민영화
KT, 호반건설 등 인수 후보 거론∙∙∙명확한 입장 알려지지 않아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한국M&A경제] 국내 1호 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이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한 발짝 내디뎠다. 국내 금융사와 사모펀드(PEF), 해외투자자 등 18개 투자자가 인수 의향을 밝힌 만큼, 우리금융 매각 작업은 흥행이 기대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지난 8일 우리금융 잔여 지분에 대한 투자의향서(LOI)를 신청받았다. 

현재 우리금융 최대주주는 예보로 지분 15.13%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민연금보험공단은 9.5%, 우리사주조합은 8.75%, IMM PE는 5.62% 등의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 중이다. 

거래대상은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 중 최대 10%다. 매각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JP모건, 삼성증권 등이 맡는다. 

이번 매각 작업이 성사되면 예보는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비상임이사 추천권도 상실하게 된다. 사실상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지난 7일 의결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세부절차 진행방안」에 따라 입찰 대상 적격자로 선정된 투자자는 오는 18일부터 매수자 실사 기회를 부여받는다. 예보는 내달 18일 입찰제안서 접수마감, 22일 입찰자 평가 및 낙찰자 선정 등을 거쳐 올해 안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획기적인 실적 반등과 우리금융 매각 작업 등으로 완전 민영화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탄탄한 실적과 성공적 민영화를 발판 삼아 M&A나 증자 등을 통해 그룹 내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강남타워 신사옥에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캐피탈 등 3사 통합이전을 마무리했다(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강남타워 신사옥에 우리금융저축은행과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캐피탈 등 3사 통합이전을 마무리했다(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 인수 후보는?

우리금융은 이번 지분 매각 계기로 비은행 부문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대형 증권사에 인수되는 것을 선호해 왔다. 그러나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비금융 기업과의 M&A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예보는 18곳이 우리금융 잔여 지분에 대한 LOI를 제출했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금융권에 따르면 KT와 호반건설을 비롯해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증권, KTB자산운용, 글랜우드PE, 유진PE, 우리사주조합 등이 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비금융주력자는 대형은행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4%를 넘기면 원칙적으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자격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런 이유로 예보 측은 4%, 4%, 2% 등으로 지분을 나눠 우리금융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비은행 기업과의 합병을 고려 중인 만큼, KT와 호반건설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KT는 우리금융과 오랜기간 구축해 온 협업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지분 인수에 나선다는 분석이다. 

앞서 KT와 우리은행은 2015년 ‘IoT 및 핀테크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2017년 ‘AI 기반 금융비서 서비스 제공을 포함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마케팅, 디지털 신산업,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호반건설은 금융권과의 연결고리 강화를 위해 우리금융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법에서 정한 일정 비율 안에서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면 건설사가 우리금융의 주주가 되는 것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수 후보로 거론된 KT는 물론 우리금융 등 이해관계자는 이번 매각 작업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KT 관계자는 “금융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우리금융 잔여 지분에 대한 LOI를 제출했다”며 “최종 투자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리금융 관계자 역시 “비은행 금융사 확장에 대한 의지는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며 “증권사 인수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 측의 명확한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금융 민영화, 금융시장에 긍정적

한편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금융시장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금융 주가가 악재로 작용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이슈가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예보가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한 것이 우리금융 주가에 오버행 리스크로 작용했다”며 “우리금융의 민영화로 증권, 벤처캐피털(VC) 등 수익성 높은 비은행 계열사 확대와 금융 플랫폼 전략 등의 적극적인 행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우리금융 주가는 오버행 이슈로 동종업계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며 “완전 민영화에 따른 오버행 이슈 해소와 최대주주 변경 등으로 우리금융의 경영 자율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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