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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의 파이브나인 인수, 결국 무산∙∙∙이유는?
줌의 파이브나인 인수, 결국 무산∙∙∙이유는?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10.0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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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나인 주주, 줌이 제시한 프리미엄 거부
에릭 위안 CEO, “기존 파트너십은 지속할 계획”
관련 업계, “무산은 예견된 일”∙∙∙미∙중 무역갈등 확산세 시각
사진=줌
사진=줌

[한국M&A경제] 글로벌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이 파이브나인(Five9) 인수를 포기했다. 

미국 <CNBC>는 30일(현지시각) 줌과 파이브나인의 M&A가 무산됐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줌이 파이브나인에 지불하기로 한 프리미엄은 파이브나인 주주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이는 결국 무산으로 이어졌다. 주주는 현재 주식 가치의 13% 상승분만 받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CNBC>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의 모멘텀을 감안할 때 주주는 훨씬 더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했을 것”이라며 “여기에 앞서 지난달 초 글로벌 의결권자문회사 ISS가 파이브나인 주주에게 거래에 대한 반대 투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는데, 이것 역시 이번 M&A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부채를 포함해 197억 달러(약 22조 원)에 뉘앙스를 인수했을 당시 종전 거래가보다 23%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스퀘어(Square) 또한 호주 애프터페이(Afterpay)를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290억 달러(약 23조 원)에 인수했다. 

에릭 위안(Eric Yuan) 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브나인 인수는 고객에게 통합된 컨택 센터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었다”면서도 “이번 인수가 앞으로 줌의 성공을 이끌 유일한 방법도 아닌 만큼, 기존의 파트너십은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줌
줌은 지난 7월 파이브나인의 주식 전량을 약 17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사진=줌)

관련 업계는 이번 인수가 무산된 것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며 입을 모았다. 앞서 줌은 지난 7월 파이브나인의 주식 전량을 147억 달러(약 17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내 미국 법무부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9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법무부는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줌의 인수 계획 검토를 마칠 떄까지 승인하지 말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이번 인수가 외국인 참여로 인한 국가 안보 차원의 위험이 제기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줌의 경우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지만, 에릭 위안 CEO가 중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 회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게다가 지난해 4월 캐나다 보안업체 시티즌랩(Citizen Lab)이 북미 지역  줌 이용자의 데이터가 중국 내 데이터센터를 통해 유출됐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줌 측은 “사용자 대부분이 미국 데이터센터와 연결돼 있고 중국 데이터센터로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유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원하는 데이터센터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책을 마련하며 줌의 중국 연계 의혹은 일단락된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줌에서 근무 중인 중국인 직원이 중국 천안문 사태 31주년 기념 화상회의를 방해한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에 기소되면서 또다시 의혹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반도체에 이어 플랫폼 시장까지 확장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위안 CEO는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틀림없는 미국 시민권자”라고 강조했으며 관련 업계도 “줌 창업자가 중국 태생이라는 이유로 미국 내 사업에서 손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줌 측은 “파이브나인 인수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해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할 것”이라며 “파이브나인 인수를 위해 심사를 받아야 하는 규제기관에 서류를 제출했고 승인 절차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무산건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M&A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에서 일부 대규모 기술 인수가 규제 당국에 의해 늦게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 무산건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거래를 종료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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