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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이라서?” 美, 줌-파이브나인 M&A 제동
“중국 기업이라서?” 美, 줌-파이브나인 M&A 제동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9.23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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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파이브나인 주식 전량 인수∙∙∙17조 원 규모
美 법무부, “이번 인수로 국가 안보 차원의 위험 제기될 것”
줌, “파이브나인 인수 작업 예정대로 진행”
사진=줌
사진=줌

[한국M&A경제] 글로벌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과 파이브나인(Five9)의 M&A가 미국 법무부에 발목 잡혔다. 

23일(현지시각) 영국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줌의 파이브나인 인수를 두고 국가 안보 차원의 검토에 나섰다.  

앞서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무부가 줌의 인수 계획 검토를 마칠 때까지 승인하지 말라는 내용의 서신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수 건은 외국인 참여로 인한 국가 안보 차원의 위험이 제기될 것”이라며 “미국의 국가 안전 보장이나 법 집행에 위험이 없는지 판단을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줌은 지난 7월 파이브나인의 주식 전량을 147억 달러(약 17조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파이브나인은 줌의 운영부서로 편입된다. 로완 트롤럽(Rowan Trollope) 파이브나인 CEO가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에릭 위안(Eric Yuan) 줌 CEO에게 업무를 보고하는 구조다. 

당시 IT 업계는 줌이 제품군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파이브나인을 인수하는 것으로 보았다. 현재 시스코 웹엑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세일즈포스 슬랙 등 화상회의 솔루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줌은 화상회의는 물론 클라우드, 번역 등 다양한 서비스 융합을 위해 전략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법무부의 제지로 줌의 M&A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반도체에 이어 플랫폼 시장까지 확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줌이 사실상 중국 회사로 여겨지기도 한다. 줌은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에릭 위안 CEO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그러나 에릭 위안 CEO는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틀림없는 미국 시민권자”라고 강조했으며 관련 업계도 “줌 창업자가 중국 태생이라는 이유로 미국 내 사업에서 손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에릭 위안 줌 CEO(사진=줌)
에릭 위안 줌 CEO(사진=줌)

그런데도 미국은 줌에 여전히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줌이 급성장한 만큼, 중국과의 연계 의혹이 도무지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4월 캐나다 보안업체 시티즌랩(Citizen Lab)은 북미 지역 줌 이용자의 데이터가 중국 내 데이터센터를 통해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시티즌랩 측은 “테스트 결과 줌의 암호키가 중국 현지 데이터센터에 있는 키 서버를 경유했다”고 밝히며 “중국 당국은 줌의 암호키를 법적으로 제공할 의무가 있어 사용자의 데이터에 중국 정부가 접근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줌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화상회의 서비스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줌을 이용한 화상회의가 기업이나 학교, 정부 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면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도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중국으로 개인정보가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제기했다. 

줌 측은 “사용자 대부분이 미국 데이터센터와 연결돼 있다”며 “중국 데이터센터로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유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원하는 데이터센터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책을 마련했다. 

줌의 공식입장으로 줌의 중국 연계 의혹은 일단락된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줌에서 근무 중인 중국인 직원이 중국 천안문 사태 31주년 기념 화상회의를 방해한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에 기소되면서 또다시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중국인 직원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천안문 사태와 중국의 현안 등을 다루는 줌 온라인 화상회의 개최를 네 차례 방해하고 회원의 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 등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중국 정부는 줌에 천안문 사태와 관련된 4개의 화상회의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줌은 파이브나인 인수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해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줌 측은 “파이브나인 인수를 위해 심사를 받아야 하는 규제기관에 서류를 제출했다”며 “승인 절차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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