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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투자한 ‘그랩’, 스팩 통한 美 증시 진출 지연된 이유
SK가 투자한 ‘그랩’, 스팩 통한 美 증시 진출 지연된 이유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6.1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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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M&A 규모 45조 원∙∙∙7월 초→4분기 미뤄져
그랩, “회계연도 재무감사 추가 검토∙수정 필요”
미래에셋, 네이버, SK 등 수혜 기업으로 언급
사진=그랩
사진=그랩

[한국M&A경제] 동남아의 우버 ‘그랩’(Grab)의 미국 증시 상장이 애초 계획한 7월에서 4분기 중으로 연기됐다. 미국 증권법에 따른 이전 회계연도의 재무감사 작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 매체 <로이터>는 10일(한국시각) 그랩과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알티미터 그로쓰(Altimeter Growth)의 인수합병(M&A)이 4분기 중 완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그랩은 7월까지 스팩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계획보다 일정이 미뤄진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의 M&A 규모는 400억 달러(약 44조 6,400억 원)다. 현재 그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요청에 따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회계연도에 대한 재무감사를 마무리하는 중이다. 

그랩 관계자는 “해당 기간의 재무 상태에 대한 추가 검토와 수정이 필요하다”며 “특정 회계정책과 관련된 재무공시에 대한 사전 승인을 얻기 위해 SEC에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SK그룹의 투자전문기업 SK 주식회사는 2018년 약 2,500억 원을 그랩에 투자했다(사진=SK)
SK그룹의 투자전문기업 SK 주식회사는 2018년 약 2,500억 원을 그랩에 투자했다(사진=SK)

그랩은 싱가포르 차량호출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2012년 말레이시아에 설립됐고 2014년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겼다. 이후 현지 통신사 싱텔과 컨소시엄을 꾸리며 ‘동남아의 우버’로 자리 잡기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섰다. 

투자 업계에서는 그랩이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 소프트뱅크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2019년 3월 14억 6,000만 달러(약 1조 6,500억 원)를, 같은 해 7월 20억 달러(약 2조 원)를 추가 투자했다. 

한국에서는 2018년 미래에셋과 네이버가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를 결성해 첫 투자로 그랩을 선택했다. 당시 투입된 투자금은 1억 5,000만 달러(약 1,700억 원)다. 

그랩 상장 소식에 SK그룹의 지분 가치도 껑충 뛰었다. SK그룹의 투자전문기업 SK 주식회사는 2018년 2억 3,000만 달러(약 2,500억 원)을 그랩에 투자했다. 앞서 SK는 2017년부터 모빌리티 분야 육성에 본격적으로 들어갔으며 운행공유(Ride Sharing)와 차량공유(Car Sharing), 모빌리티 기술 영역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펼쳤다. 

일각에서는 그랩의 미국 증시 상장이 완료되면 SK의 지분가치가 약 5,900억 원으로 현재보다 약 2.4배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B투자증권 김한이 연구원은 “SK그룹은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수소, 디지털 등 4대 영역을 중심으로 경영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며 “그랩의 미국 증시 상장은 SK의 ESG 경영 기조가 구체적인 전략으로 드러난 이상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SK 관계자는 “그랩처럼 SK가 투자한 기업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SK의 투자 선순환 구조 실현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시장 상황과 투자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양한 지분 활용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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