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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독일까 약일까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독일까 약일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11.16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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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GS홈쇼핑, 합병으로 '유통 공룡' 탄생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적
구체적인 전략이 미비하다는 분석도
출처: GS리테일
출처: GS리테일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으로 몸집을 불려 치열해지고 있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 대응할 계획을 세워뒀다. GS리테일은 오프라인에, GS홈쇼핑은 온라인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합병이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의견과 아직 구체적인 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두고 봐야 한다는 시선이 엇갈린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을 놓고 긍정적인 전망과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내년 7월을 목표로 합병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GS리테일이며 합병비율은 GS홈쇼핑 주식 1주당 GS리테일의 신주 4.22주가 배당되는 방식이다. 

GS리테일은 국내 편의점 업계 1위, GS홈쇼핑은 국내 홈쇼핑 업계 1위다. 두 기업은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합한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현재 단순 합산 15조 원 수준인 매출을 2025년 25조 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합병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출석 이자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가 올해 GS리테일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에 특히 속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1위와 1위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전략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정보기술(IT) 경쟁력이 뛰어난 쇼핑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업 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구분짓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며 이런 측면에서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온·오프라인 통합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합병 이후 사업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들은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2018년 CJ ENM과 CJ오쇼핑이 합병한 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사례처럼 GS리테일과 GS홈쇼핑도 구체적인 전략이 제시되지 않으면 합병 이후 오히려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CJ ENM과 CJ오쇼핑은 CJ ENM의 콘텐츠 역량과 CJ오쇼핑의 상품기획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콘텐츠 커머스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합병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합병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유사한 방식으로 합병이 이뤄진 CJ ENM(CJ오쇼핑과 합병)의 경우 뚜렷한 시너지를 내지 못해 현재 기업가치가 합병 당시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 없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불확실성이 남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전략이 미비해 당분간 GS리테일과 GS홈쇼핑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GS리테일과 GS홈쇼핑 주가는 합병을 발표한 10일 이후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GS리테일의 주가는 3만 3,700원, GS홈쇼핑의 주가는 13만 9,3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1.03%(350원), 1.83%(2,600원) 떨어졌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플랫폼 간 통합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세부적인 전략이 미비하다”라며 “아직까지 국내에 이종 유통 플랫폼간 통합을 통해 이상적인 시너지를 낸 사례가 없어 두 회사의 합병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GS홈쇼핑
출처: GS홈쇼핑

반면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을 두고 ‘압도적 조합’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하면 현재 수준으로 연간 매출 15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매출 기준으로 롯데쇼핑(33조 원), 이마트(19조 원), 네이버(거래액 20조 원), 쿠팡(거래액 17조 원)을 바짝 추격하게 되는 것이다. 두 회사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트를 바로 제치고 롯데쇼핑과 경쟁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유동성 부채 6천억 원이 넘는 GS리테일은 GS홈쇼핑의 현금성 자산으로 재무구조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고, GS홈쇼핑은 신규 사업 투자 기획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합병으로 고객의 충성도와 상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멤버십 회원 기준으로 GS리테일은 1,400만 명, GS홈쇼핑은 1,8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고객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뿐만 아니라 신선 식품에 강점을 지닌 GS리테일과 패션, 리빙, 건강 등에 강한 GS홈쇼핑이 만나면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도 있게 된다. 두 회사는 앞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에서 판매하는 와인을 GS홈쇼핑 모바일 앱에서 주문받은 뒤 GS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신선 식품 배송망을 활용해 GS홈쇼핑의 식품을 당일 배송하는 방식의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실험이었던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으로 물류 부문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현재 GS리테일은 물류센터 28곳, 신선 식품 전용물류시설 20곳을 비롯해 편의점 1만 5천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 GS홈쇼핑의 TV홈쇼핑과 모바일 앱을 통해 받는 주문을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발전시킨다면 GS리테일은 종합 풀필먼트 사업을 영위할 수도 있게 된다. 풀필먼트란 물류 전문업체가 주문에 맞게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하고 배송까지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서비스다. 현재 유통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의 합병으로 신선 식품 모바일 플랫폼을 향한 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투자가 특히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투자 재원을 홈쇼핑 사업의 현금 창출력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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