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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호의 미래칼럼] 5G시대,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방식의 '주문형 게임' 인기몰이 예상돼
[정근호의 미래칼럼] 5G시대,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방식의 '주문형 게임' 인기몰이 예상돼
  •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
  • 승인 2019.05.2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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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업체들의 새로운 경쟁영역으로 급부상
닌텐도 3D 게임기 (출처: 닌텐도코리아)
닌텐도 3DS 게임기 (출처: 한국닌텐도)

최근 수년에 걸쳐 미디어 산업에서 이용자들의 이용행태를 변화시킨 대표적인 세 가지 트렌드는 바로 ‘클라우드’, ‘스트리밍’, ‘가입형(subscription)’이다. 몇 년 전만해도 보고 건당 과금 형태로 구매한 콘텐츠나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무료로 제공되는 콘텐츠를 PC나 스마트폰에 저장해 감상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서비스 제공업체의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되는 방식으로 콘텐츠가 제공되는 서비스가 대부분이다. 또한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푹(Pooq)처럼 월정액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가입형 서비스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제 게임 산업에서도 ‘주문형 게임(GoD, Game on-Demand)’이라 불리는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게임(이하 클라우드 게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CD나 DVD 같은 물리매체를 통해 배포되던 게임이 다운로드 기반의 디지털 유통방식으로 변화하고, 이제 또 다시 새로운 스트리밍 방식으로의 변화를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게임, 과거의 시도들은 모두 실패

클라우드 게임은 이용자의 단말에서는 게임 화면만 스트리밍 방식으로 보여주고 게임의 구동을 위한 실질적인 연산 작업들은 클라우드 상의 서버에서 진행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이용자는 이론적으로는 화면이 표시되는 스크린과 터치스크린이나 버튼과 같은 최소한의 입력 수단을 가진 어떠한 단말에서도 게임 전용 콘솔과 같은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을 언제라도 이어서 즐길 수 있게 된다.

특히 최근에 추진되는 클라우드 게임은 월정액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는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게임 개발사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업체들도 특정 단말에 국한되었던 서비스 제공 대상을 확대해 고객접점을 늘리고 월정액 가입모델로 유도해 고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 Market에 따르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은 2018년 2억 3,400만 달러에서 2023년 1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사실 클라우드 게임은 최근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2010년대 초부터 다양한 전문업체들에 의해 시도되었으며, 특히 스마트TV가 등장하면서 TV제조사들은 물론 유료방송사와 통신사업자들도 새로운 수익원 발굴의 목적으로 연이어 경쟁에 뛰어들었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전문업체로 서비스를 제공했던 대표적인 업체는 OnLive, GaiKai, CiiNow. GameFly 등이며, 미국 케이블TV 사업자 Comcast와 Verizon 등도 유사한 서비스를 추진했다. 국내에서도 2012년 LG유플러스가 ‘C-Games’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KT(Wiz Game, 2013년 7월), SK브로드밴드(Btv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 2014년 6월)가 연이어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 같은 1세대 클라우드 게임들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10년대 중반 대부분 중단되었다. OnLive와 같은 전문업체들은 소니 등에 인수되었다. 초기의 서비스들이 실패한 이유는 당시의 통신 인프라가 우선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당시의 통신 인프라도 스트리밍 방식으로도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한 속도를 제공했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지연현상이 발생하는 등 게임 플레이에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술적 문제 외에도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충분하고 재미있는 게임들이 제공되지 못했던 것도 실패의 큰 원인이다. 즉, 개념적으로는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받기에 충분했지만, 실제 구현된 서비스 측면에서 보자면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 하지도 못했으며, 풍부한 콘텐츠도 제공하지 못한 것이다.

 

글로벌 ICT 업체들의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급부상

1세대 업체들의 상당수가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그렇다고 명맥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다. 소니는 2014년 CES에서 여러 단말을 통해 전용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나우(PlayStation Now)’를 발표하고 OnLive의 기술을 인수했으며 현재까지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엔비디아(Nvidia)는 2017년 클라우드 게임 ‘지포스 나우(GeForce Now)’를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클라우드 게임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바로 구글이 지난 3월 중순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에서 ‘스타디아(Stadia)’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미 구글 플레이와 유튜브 등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 유통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통신 인프라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녔기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구글이 외부업체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도 유의미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구글 역시 스타디아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중 미국, 유럽, 영국, 캐나다에서 출시될 예정으로, 정식 출시 때는 4K 60fps의 그래픽을 지원하며, 향후 8K 120fps 이상을 지원할 예정이다.

구글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해 10월 클라우드 게임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발표했으며, 올해 중 공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아직 구체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지난 1월 아마존이 게임 퍼블리셔들과 서비스 출시를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언론 보도들이 등장했으며, 월마트도 자체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거대 IT기업인 텐센트는 인텔과 협력해 ‘스타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제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기존의 전통적인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들 외에 글로벌 ICT업체들이 대거 유통 플랫폼 경쟁에 뛰어드는 시기가 된 것이다.

한편, iPhone과 앱스토어를 통해 게임 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애플 역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은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게임이 아닌 단순히 월정액 기반으로 여러 게임들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아케이드(Arcade)’를 발표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과는 다른 방식으로 게임 산업에 접근하고 있다.

 

5G 시대 맞아 새로운 킬러앱 될 수도

이처럼 거대 ICT 업체들이 진입하게 된 것은 이제 스트리밍 방식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네트워크 인프라가 충분히 발전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거대한 시장규모를 보이고 있는 게임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존재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등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게임 개발사들을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아마존이 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동사가 ‘AWS(Amazon Web Service)’로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은 동영상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부가상품 판매 등으로 연계되어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은 스타디아에서 유튜브와의 연계성을 상당히 강조했다. 유튜브의 게임 관련 영상에 해당 게임을 즉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버튼을 추가하고 이용자가 즐기는 게임을 바로 생중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아마존 역시 세계 최대의 게임 특화 개인방송 및 OTT 서비스인 ‘트위치(Twitch)’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게임 판매 등을 시도 중이다.

즉, 클라우드 게임은 단순히 게임 산업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산업 전반뿐 아니라 동영상, 커머스, 액세서리, 셋톱박스 형태의 전용 단말 등 다양한 ICT 산업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4월 초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5G 서비스는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기 위한 좋은 인프라가 될 수 있다. 5G는 초고속, 초저지연이 최대 특징으로서,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기 위한 기반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5G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 몰입형 미디어를 킬러앱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는데, 이 역시 클라우드 게임과 연계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5G 스마트폰과 IPTV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를 제공한다고 밝혔으며, SK텔레콤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5G에 특화된 서비스로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이통3사와 더불어 지난 4월 초 5G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Verizon)도 이미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확산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바로 이용자들이 월정액을 지불하면서 즐길 수 있는 충분한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얼마나 많은 고품질 게임들이 제공될 수 있는가 여부가 중요하다. 이에 인기 게임들을 제공하는 개발사들과 제휴하여 독점적인 게임을 제공하려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업체들간의 생태계 구축 경쟁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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