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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플레이드 대신 유럽 오픈뱅킹 플랫폼 ‘팅크’ 인수한 배경은
비자, 플레이드 대신 유럽 오픈뱅킹 플랫폼 ‘팅크’ 인수한 배경은
  • 김지민 기자
  • 승인 2021.06.25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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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크, 유럽 오픈뱅킹 플랫폼∙∙∙거래 규모 2조 4,300억 원
인수 후 현재 팅크의 조직체계는 유지
비자, 美 핀테크 기업 플레이드 인수 무산∙∙∙팅크는 규제당국 승인 가능할까
사진=비자
사진=비자

[한국M&A경제] 글로벌 신용카드 기업 비자(Visa)가 유럽 오픈뱅킹 플랫폼 팅크(Tink)를 인수한다. 

24일(현지시각) 미국 스타트업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비자는 팅크를 21억 5,000만 달러(약 2조 4,300억 원)에 인수한다. 

팅크 다니엘 키엘렌 CEO는 “지난 10년 동안 팅크는 유럽의 선도적인 오픈뱅킹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며 “비자와의 파트너십이 직원, 고객, 금융서비스의 미래에 무엇을 가져다줄지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자 알 켈리 CEO는 “비자는 유럽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소비자가 편리한 소비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비자의 네트워크와 팅크의 오픈뱅킹 기능을 결합한 안정적이고 안전한 금융 서비스로 유럽 내 기업과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팅크는 201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 설립된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유럽 내 300개 이상의 은행과 금융기관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사는 페이팔, BNP파리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리디아 등이다. 이들의 고객을 모두 합치면 팅크는 총 2억 5,000만 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팅크는 하나의 API만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팅크를 통해 집적된 재무 데이터에 접근하거나 결제, 거래, 계정 소유권 확인, 재무관리 등을 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팅크는 던 캐피탈(Dawn Capital,), 유라제오(Eurazeo), HMI 캐피탈, 인사이트 파트너스, 페이팔 벤처스 등으로부터 3억 달러(약 3,386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비자는 팅크를 인수한 후에도 현재의 조직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왼쪽부터) 다니엘 키엘렌 팅크 CEO와 프레드릭 헤드버그 CTO(사진=팅크)
(왼쪽부터) 다니엘 키엘렌 팅크 CEO와 프레드릭 헤드버그 CTO(사진=팅크)

한편 비자와 팅크가 M&A를 완료하려면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는 비자가 이번에는 무리 없이 팅크를 인수할지 주목된다. 

앞서 비자는 지난해 1월 핀테크 기업 플레이드를 53억 달러(약 6조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해 11월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을 근거로 인수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당시 법무부는 비자가 세계 최대 신용카드 기업인 점을 고려해 플레이드 인수 후 결제 시장에서의 독점기업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양사의 M&A를 불승인했다. 

당시 비자는 법정 다툼에 나서면서까지 플레이드 인수를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알 켈리 CEO는 “플레이드 인수 의사를 밝힌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복잡한 소송이 끝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면서도 “비자가 인수 결정 전에 받은 플레이드 소수 지분만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팅크 인수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팅크의 경우 플레이드와 달리 유럽 기반의 플랫폼이다. 이미 유럽 내 수많은 오픈뱅킹 플랫폼이 존재하는 점 등을 이유로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없다는 게 투자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비자가 플레이드 인수에 성공했다면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을 것”이라며 “비자가 플레이드를 포기하더라도 팅크와 같이 경쟁력 있는 또 다른 플랫폼을 인수하는 등 결제 시장에서의 선두를 지키기 위한 구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M&A경제=김지민 기자] kjm@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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