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딜라이브 M&A 불가능 관측∙∙∙기업가치, 매각 방식 등 변수
양측의 명확한 공식입장 없어∙∙∙투자업계 ”투자 주의할 것” 당부
[한국M&A경제] SK텔레콤이 유선방송 딜라이브를 인수한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딜라이브의 서울 4개 권역 인수를 추진한다. 서울 4개 권역은 노원, 서대문, 종로∙중구, 광진∙성동 지역으로 과거 티브로드(현 SK브로드밴드)의 경쟁지역이다.
투자업계는 딜라이브 4개 권역의 기업가치를 1,20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서울 4개 권역 가입자 수가 27만 명이라고 가정할 때 1인당 40만~45만 원 수준으로 책정한 값이다.
SK텔레콤이 딜라이브의 서울 4개 권역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유선방송(SO)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국내 3대 통신사와 유료방송업체 간 M&A가 활발해지면서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시동이 걸렸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을 8,000억 원에,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의 지분 확보 방식으로 인수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SK텔레콤과 딜라이브의 M&A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우선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딜라이브의 기업가치로 추정된 1,200억 원을 주면서까지 인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SMB투자파트너스 심선식 이사는 본 매체에 “회계법인 등 기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평가받은 기업가치를 토대로 인수가가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회계법인의 심사를 거친 딜라이브의 기업가치는 얼마인지, SK텔레콤은 딜라이브에 얼마를 제시했는지 등 정확한 인수가가 공개되지 않았다. 즉, SK텔레콤이 기존에 알려진 1,200억 원을 줄 만큼 딜라이브 인수 의지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SK텔레콤의 딜라이브 가입자 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도 전반적으로 유선방송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만큼 딜라이브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협상 실패 가능성으로 점쳐진다.
양사가 선호하는 매각 방식이 다르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분리매각 방식의 M&A를 고려 중이다.
딜라이브는 2018년 서초 권역을 분리매각 후 현대HCN에 넘긴 전례가 있지만 그때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투자업계의 설명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시 서초 권역 가입자 수는 5만 명 내외인 데다 매각가가 335억 원 수준이었다”며 “1곳의 권역만 분리했기 때문에 인수가와 기업가치에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딜라이브가 4개 권역을 분할한다면 나머지 권역을 가진 딜라이브의 기업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딜라이브는 어떻게 해서든 통매각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가 적절한 인수가를 합의한 후 분리매각 협상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이후 분리매각에 따른 법인 분리,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 등 관련 절차가 여전히 남아 있다. 시간상으로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SK텔레콤이 결국 딜라이브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양사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극적인 협상안이 마련된다면 M&A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양측의 명확한 입장은 전해지지 않는다. 딜라이브 측은 “현재 내부적으로 공유된 바가 없다”고 했으며 SK텔레콤 측 역시 “거래 협상 과정에서 완료될 때까지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어 회사 내부 입장이 확정되면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각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M&A를 진행하려 한다”며 “양사의 공식입장이 밝혀지기 전까지 관련된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