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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승인 받은 LG유플러스-CJ헬로・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방송 시장 재편될까
조건부 승인 받은 LG유플러스-CJ헬로・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방송 시장 재편될까
  •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신문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11.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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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CJ헬로・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계획대로 승인될까
확대된 유료방송 시장 규모와 콘텐츠 경쟁력 고려해 조건부 승인한 공정위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기업결합이 조건부로 승인받으며 향후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두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라는 큰 산을 넘고 이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결정을 기다리게 된 셈이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보고서 완료,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 의견 요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및 차관 보고, 인허가 취득이다.

관계부처의 추가 승인으로 기업결합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유료방송 시장은 크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료방송 시장은 현재 KT가 시장 점유율 31.1%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다. SK브로드밴드가 14.3%로 2위, CJ헬로가 12.6%로 3위이며 LG유플러스와 티브로드가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 합산 점유율 24.5%로 2위에 오르게 되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하면 합산 점유율 23.9%로 3위에 오르게 된다. 1, 2, 3위 간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아 치열한 경쟁을 펼칠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방송 및 통신업계가 이번 인수합병을 주목하고 있다”라며 “이번 기업결합으로 향후 유료방송 시장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3년 전인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불허’ 조치를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시장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조치만으로 결합된 기업의 독점 등 영향력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사실상 불허 조치를 내린다. 당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불허 조치를 내린 것 역시 일부 사업 또는 방송권역 매각 등으로 SK텔레콤의 독과점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LG유플러스와 CJ헬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기업결합을 승인한 이유는 유료방송 시장 구조가 과거에 비해 달라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유료방송 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던 공정거래위원회는 디지털 방송과 8VSB를 각각의 시장으로 분리해 보기 시작했다. 8VSB는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방송 전송 방식이다. 디지털 텔레비전을 보유하고 아날로그 케이블 TV 상품에 가입한 가입자들이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유료방송 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있다”라며 “과거와 다르게 디지털 중심”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미디어 기업과 줄줄이 협업에 나서고 있다. 

CJ ENM의 드라마 사업본부가 물적분할돼 설립된 스튜디오드래곤과 2020년부터 3년 동안 콘텐츠 21편 이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이콘텐트리 계열사 채널인 JTBC와도 드라마 공급계약을 맺었다. JTBC는 2020년 상반기부터 3년 동안 ‘프라임 타임’에 편성되는 드라마 20여 편을 넷플릭스에 공급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공급할 드라마는 넷플릭스와 제이콘텐트리가 함께 선정하며 선정된 드라마는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소개될 예정이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넷플릭스가 아시아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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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투자’ 약속한 LG유플러스, 시너지 기대되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한 뒤 방송 및 통신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2조 6천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분야는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VR) 등 5G 콘텐츠 육성과 통신 및 방송 융복합 미디어 서비스 개발, 케이블 서비스 품질 안정화 등이며 CJ헬로를 인수한 뒤에는 8VSB 채널 수를 확대하고 화질 업그레이드, 5G 콘텐츠 제작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현재 케이블 산업은 성장 정체를 겪으면서 망고도화는 물론 혁신 서비스와 콘텐츠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CJ헬로 인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뒤 케이블TV 이용자에게도 LG유플러스의 혁신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과 관련 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가 합병하면 IPTV 경쟁력이 강화될 뿐 아니라 공중파 3사와 합작해 만든 ‘웨이브’와의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달리 기존 IPTV와의 연계 및 차별화된 일부 콘텐츠 경쟁력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1212@citi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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