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등 건설시장에서의 고성장세 예상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인구 규모 등 잠재성 확인
[한국M&A경제] 이효은 전 GS건설 인도네시아 법인장(상무)이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이트타워 14층에서 열린 제366회 선명 부동산융합포럼에서 ‘스톡경제 시대 투자대안, 이머징 마켓’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효은 상무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의 출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 등으로 아시아 지역의 시장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 중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건설시장에서의 고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상무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다. 그는 “그동안 미국이나 베트남 등 건설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많았지만 개발 측면에서 사업확장에 어려움이 겪곤 했다”며 “위기 극복 방안으로 성장 모멘텀을 찾기 시작했고 인도네시아의 시장 잠재성을 봤다”고 밝혔다.
이 상무가 GS건설 인도네시아 법인장을 역임하면서 경험한 인도네시아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인도네시아’에 주목한 이유
이효은 상무가 주목한 것은 인도네시아의 인구수와 도시화율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다. 2015년 기준 약 2억 5,000만 명이 살고 있다. 도시화율은 50.7% 정도 진행됐으며 평균 연령은 29.2세다.
이 상무는 “아시아 국가별 성장률 전망을 보면 인도네시아는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며 “경제 규모와 성장률 등 경제지표, 인구 및 도시화율 등 사회지표에서 성장 잠재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1인당 GDP는 4,000달러(약 444만 원)로 말레이시아보다 낮지만 인구가 많아 총 GDP 규모가 주변국에 비해 크다는 것이 이 상무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인플레보다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는 점, 재정적자나 경상적자 신흥국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점, 외국인직접투자(FDI)나 자본수지 흑자를 유지한다는 점, 투자적격 신용등급이 BBB로 상향조정된 점 등을 언급했다.
이 상무는 “도시에 사람이 몰려들면 주택문제에 대한 대안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공급 부문에서 장기적인 전망이 밝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은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넓은 국토, 풍부한 자원, 많은 인구 등 잠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필리핀이나 베트남처럼 고성장을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5% 상회하는 등 나름 선방했다”고 말했다.
경제 안정성 측면에서도 펀더멘탈(Fundamental)이 크게 견실해졌다고 평가했다. 무역분쟁, 미국 통화의 강세로 한때 1달러당 1만 3,500루피아(약 1,000원)에서 1만 5,500루피아(약 1,2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1만 4,000루피아(약 1,080원) 선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외환보유고도 1,300억 달러(약 144조 5,600억 원)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경기를 보면 아파트 시장의 경우 2015년 고점을 찍은 이후 경기가 상승하지 못한 채 정체됐다. 경기침체로 인해 공급량도 저하됐다. 이 상무는 “아파트 평균가격은 2015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면서도 “토지가는 지속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인근 도시 중심 상승세 전환될 것”
인도네시아 개발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국내 기업은 현대, 롯데, 포스코, 쌍용, SK 등 굴지의 건설사다. 인도네시아 건설시장에 들어와 있다. 특히 롯데건설과 롯데자산개발은 부동산 개발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건설사 중 대표적인 기업은 일본의 도큐랜드다. 도큐랜드는 2개의 브랜드 아파트를 론칭했다. 이외에도 다이와 하우징, 도쿄 타테모토, 미쓰비시 등 20여 개 기업이 진출했거나 진출 준비 중이다.
이 상무는 “최근 중국 기업의 공격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리포, 시나마스, 아람 수테라 등과 공동사업을 지향하면서도 단독으로 진출해 토지를 확보하는 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의 상당한 물량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추측했다.
인도네시아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수도 자카르타와 인근 도시를 중심으로, 도시 부지에서 아파트 상품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상무는 “과거 5년간 연평균 약 20% 상승했던 자카르타 토지가격은 정책 불확실성으로 현재까지 둔화가 예상됐다”면서도 “MRT 개통 등의 영향으로 도심지, 역세권 중심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외 개발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안정성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논리도 중요하지만 최고경영자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M&A경제=박진우 기자] pjw@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