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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2년 만에 美 증시 상장 재도전∙∙∙이번엔 성공할까
‘위워크’ 2년 만에 美 증시 상장 재도전∙∙∙이번엔 성공할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3.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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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기업가치 9조 원 예측∙∙∙상장 후 1조 5,000억 원 현금 보유 기대
전 세계 104개 도시, 500여 개 공유오피스 보유∙∙∙한국 서울∙부산 등 20곳 운영
“코로나19 종식 후 사무실 공간 필요 없을 것”∙∙∙부정적 전망 나와

[한국M&A경제] 공유오피스 위워크(WeWork)가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을 고려 중이다. 2019년 IPO 실패 이후 2년 만의 재도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미국시각) 위워크가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보우엑스 어퀴지션(BowX Acquisition)과 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보우엑스는 보우 캐피탈이 세운 스팩이다. NBA 스타 샤킬 오닐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79억 달러(한화 약 9조 원)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인사이트 파트너스, 스타우트캐피털, 블랙록 등 투자기업으로부터 투자받은 9억 달러(한화 약 9,062억 원)를 포함해 총 13억 달러(한화 약 1조 5,0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워크 샌딥 매스라니 CEO는 <CNBC>를 통해 “지금이 추가로 자금 유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상장 재도전 이유를 밝혔다.

월스트리트 등 투자업계는 IPO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위워크가 스팩을 통해 다시 한 번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을 품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위워크
사진=위워크

◇‘위워크’는?

2010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위워크는 건물주와 장기 임대계약을 맺고 다양한 규모의 기업에 사무실을 재임대하는 방식의 공유오피스다. 전 세계 104개 도시에 500여 개의 공유오피스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6년 8월 서울 강남역에 처음 문을 연 이후 을지로, 삼성역, 광화문 등 서울 18개 지점, 부산 20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월스트리트 투자업계에 따르면 2018년 위워크는 매출 18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19억 달러(한화 약 2조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해 일본 소프트뱅크가 30억 달러(한화 약 3조 원) 규모의 워런트(신주인수권) 계약에 서명하면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투자업계는 “위워크는 우버에 이어 미국에서 기업가치가 두 번째로 큰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자본을 확보한 위워크는 2019년 IPO를 통해 뉴욕 증시 상장을 계획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스탠퍼드대 경영학과 마이클 클라우스너 교수는 “투자업계에서는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며 “수익구조나 재무 건전성 등을 투자설명회(IR)를 통해 밝혔지만 투자자를 설득하기에는 매우 부족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19년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가 위워크에 큰 타격을 입혔다. 세계 각국의 이동제한조치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사무실이 필요하지 않은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위워크 사무실 임대율은 2019년 72%에서 2020년 46%로 약 3분의 1이 줄었다. 위워크 회원 수 역시 2019년 61만 9,000명에서 지난해 47만 6,000명으로 감소했다.

 

위워크에 입주한 기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사진=위워크)
위워크에 입주한 기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사진=위워크)

◇“재택근무 증가, 사무실 필요 없어” vs “탄력근무제 증가로 업무공간 늘 것”

위워크는 IPO 실패 이후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 방식으로 다시 한 번 뉴욕 증시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위워크의 미래가 여전히 어둡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이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지 불확실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위워크의 경우 특별한 기술 없이 단순히 임대 방식의 비즈니스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산업계에 어떤 기술 혁신을 불러올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수익성도 문제다. 위워크는 건물주와 장기계약을 맺은 뒤 개발 사업자와 단기계약을 하는 구조다. 공실이 발생해도 건물에 임대료는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플로리다대 재무학과 제이 리터 교수는 “스팩을 통해 상장되는 대부분 기업은 전기차, 로켓 등 기술 기반은 갖췄지만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라며 “투자자는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적인 기술 기업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워크는 성공적인 스팩 상장을 위해 전통적인 부동산 산업을 넘어설 특별한 기술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된지 1년 반 가까이 지난 지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재택 근무에 익숙해져 있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으로 관측된다. 미국 유통기업 타깃이나 파일 공유 서비스 드롭박스 등은 지난해 재택근무 하는 직원은 늘리고 사무실 공간을 축소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일부 기업의 움직임을 볼 때 코로나19 종식 후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보우엑스 CEO 비벡 라나디브(Vivek Ranadivé)는 <CNBC>를 통해 “팬데믹으로 공유 오피스 업계는 오히려 순풍이 불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력근무제 증가로 최적의 업무환경을 갖춘 공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유다. 그는 “단순히 ‘업무’ 중심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기업도 느는 추세”라며 “위워크가 탄력근무자를 위한 사무실, 회의실, 탕비실 등 최적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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