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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디지털 혁신으로 TV 안 보는 ‘넷플릭스 세대’ 사로 잡을 수 있을까
방송사, 디지털 혁신으로 TV 안 보는 ‘넷플릭스 세대’ 사로 잡을 수 있을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2.13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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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안 보는 젊은 세대 때문에 고심 깊은 방송사
적자 행진 끊기 위해서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해야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동영상 플랫폼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영상 소비 방식이 바뀌면서 방송사가 위기를 맞았다. 수신료 수익이 감소해 적자에 허덕이는 것은 물론 ‘시대에 뒤처지는 콘텐츠’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방송사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뉴스를 선보이기 위한 혁신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생존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BC는 직원 1만 9,2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뉴스 및 시사 부문에 연간 3억 5,500만 파운드(약 5,442억 원)를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BC는 뉴스 부문에서만 직원 250명을 줄이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8천만 파운드(약 1,226억 원)의 비용을 줄이는 게 목표다. 구조조정은 자발적으로 퇴직을 유도하는 방식, 공석을 폐지하는 방식 등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BBC는 대규모 정리 해고와 함께 뉴스 부문에서의 대대적인 변화도 예고했다. 에디터에게 분산돼 있던 뉴스 편집 의사결정권을 통합 지휘센터로 모아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을 세웠다. 젊은 시청자를 유입하기 위한 방안이다. 

BBC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더 이상 우리의 직선형 결과물에 모여들지 않는다”라며 “젊은 세대들은 절대 옛날 방식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벼랑 끝에 선 지상파 3사의 혁신 전략은? 

지상파 방송사 3사 가운데 방송 산업 변화의 흐름에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SBS인 것으로 보인다.

SBS는 2017년 12월 뉴미디어 자회사인 ‘SBS 디지털뉴스랩’을 출범시켰다. 방송사가 뉴스 부문 뉴미디어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SBS가 처음이다. 앞서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 등을 선보이며 ‘젊은 뉴스’로 많은 시선을 끌었던 SBS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더욱 신선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SBS 뉴스의 모바일 앱과 웹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SNS 콘텐츠 제작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청자의 영상 소비 변화 방식에 맞게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스브스뉴스의 ‘문명특급’은 기존의 틀을 깬 인터뷰로 젊은 세대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문명특급을 이끌고 있는 진행자 ‘재재’도 연반인(연예인+일반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SBS는 앞으로도 독자적인 뉴스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영 방송사인 KBS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KBS는 지난해 11월 지상파 최초로 간판 뉴스인 ‘KBS 뉴스9’의 메인 앵커로 여성 기자를 발탁했다. 중년 남성 기자가 주요 뉴스를 전하고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연성 뉴스를 맡는 기존의 뉴스 공식을 깨려는 것이다. 

KBS 뉴스9의 앵커를 맡은 이소정 기자는 2003년 KBS에 입사해 사회부와 경제부, 탐사제작부 등을 고루 거치며 활동해온 기자다. KBS 2TV ‘아침뉴스타임’과 KBS 1TV ‘미디어비평’을 진행하며 방송 진행 경험을 쌓은 바 있다. 남성 앵커로는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씨의 남편으로 유명한 최동석 아나운서가 맡았다.  

MBC는 지난해 3월 SK텔레콤과 5G 기반의 뉴미디어 사업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5G 기반 생중계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방송 제작 단계부터 서비스까지 모바일로 이뤄지는 5G 특화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TV 시청률이 많이 줄어드는 바람에 광고 시장에서 방송사의 영향력이 대폭 줄었다”라며 “시청자에게 시선을 끌 만한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지 못하고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면 앞으로도 적자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중앙그룹
출처: 중앙그룹

디지털 체제로의 전환 가속화하는 중앙일보·JTBC

신문사인 중앙일보와 방송사인 JTBC를 운영하고 있는 중앙그룹의 행보도 눈에 띈다. 중앙그룹은 올해를 ‘본질적 변화의 해’로 삼고 디지털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은 중앙그룹 시무식에서 “경쟁은 날로 심해지고 세상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와 서비스가 나타나 언제든지 우리의 비즈니스를 위협하고 어느새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신문을 전담하는 ‘중앙일보A’와 디지털을 담당하는 ‘중앙일보M’으로 법인 분할을 결정하고 이를 추진 중에 있다. 중앙일보M은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와 플랫폼을 제작하기 위한 여러 실험을 해나갈 예정이다. 홍정도 사장은 기존의 틀을 깬 콘텐츠로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까지 접근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JTBC가 운영해 온 ‘헤이 뉴스’가 본격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JTBC는 플랫폼 다양화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예능 분야에도 더욱 큰 비중을 둘 예정이다. JTBC는 지난해 드라마 ‘스카이캐슬’과 유튜브 예능 ‘워크맨’ 등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JTBC는 앞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정도 사장은 “과거 방송 사업에서 크게 의존했던 광고 수익을 넘어 유통, 디지털 부문에서의 또 다른 기회를 찾기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했고 앞으로 스튜디오와 디지털에서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라며 “스튜디오 체제로의 전환은 JTBC의 전면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1212@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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