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11-06 14:17 (금)
위기의 소프트뱅크…투자 전략 바꿔 예전 위상 되찾을까
위기의 소프트뱅크…투자 전략 바꿔 예전 위상 되찾을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1.10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softbank
출처: softbank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손실을 내면서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의 투자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제기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가치 거품론’의 주요 타깃이 됐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투자 실패 이후 투자 전략까지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에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봤다면 앞으로는 스타트업의 ‘수익성 확보’를 가장 큰 요인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에 흑자로 전환하라는 요구도 강력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라며 “큰 돈을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수익을 내기는 커녕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위워크와 우버…함께 흔들리는 소프트뱅크

소프트뱅크의 투자 실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스타트업은 위워크(Wework)와 우버(Uber)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 소프트뱅크그룹은 최종 수익 7,001억 엔(약 7조 4,200억 원) 적자를 내며 1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봤다. 

사무실 공유업체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위워크는 과도한 외형 성장으로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며 기업공개(IPO)가 무산됐다. 당초 추산됐던 기업가치도 470억 달러(약 55조 7천억 원)에서 80억 달러(9조 5천억 원) 수준으로 대폭 떨어졌다. 비전펀드가 위워크에 투자한 금액은 최소 225억 달러(약 26조 원)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위워크의 기업가치 하락에 큰 타격을 받은 셈이다. 

위워크는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2,400명을 정리 해고하고 비용 절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고객에게 제공하는 혜택의 질이 낮아져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 위워크가 기업가치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5월 상장한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우버는 지난해 3분기 순손실 11억 6천만 달러(약 1조 3,500억 원)를 기록했다. 1년 전(9억 8,600억 달러)보다 17.7% 늘어났다.

우버는 지난 3년 동안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탓에 상장 이후 오히려 기업가치가 떨어졌다. 상장을 하기 전 우버의 기업가치는 1,200억 달러(약 142조 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막상 상장한 당일 우버의 시가총액은 824억 달러(약 97조 7천억 원)에 그쳤다. 

투자금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위워크와 우버의 기업가치 하락을 계기로 더 이상 유니콘 스타트업에 그치는 게 아니라 ‘수익을 내는 유니콘 스타트업’이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조급한 소프트뱅크, 투자 스타트업에 비용 절감 요구

소프트뱅크는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 때문에 다급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한 스타트업들에 비용 절감과 수익 확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하고 있는 스타트업 가운데 다수가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봇 피자 배달 스타트업 ‘주메(Zume)’는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360명을 감축할 예정인 것으로 보도됐다. 주메는 피자를 만들고 배달하는 모든 과정을 로봇을 통해 하는 스타트업이지만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의 요청에 따라 조만간 주요 사업을 포장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메는 지난해 6월 포장업체 ‘파이봇 패키징’을 인수한 뒤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포장지를 만드는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차량공유업체 ‘겟어라운드’도 최근 전체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15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으며 차량 렌트업체 ‘페어’ 등도 수백여 명을 감축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을 다루는 스타트업 ‘클라우드 마인즈’도 대규모 인원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투자한 스타트업의 지분을 되파는 방식으로 투자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반려견 산책 대행업체 ‘왜그(Wag)’에 3억 달러(약 3,571억 원)을 투자한지 1년 만에 지분의 절반가량을 왜그에 되팔며 왜그의 이사회 의석을 반납하기도 했다. 주요 외신은 소프트뱅크가 왜그의 경영에서 손을 뗄 뿐 아니라 투자까지 포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개릿 스물우드 왜그 CEO는 “소프트뱅크와 우호적으로 갈라서기로 했다”면서 추가 감원을 예고했다. 

소프트뱅크, 한국에선 투자 실력 여전

투자 실패로 위기에 놓인 소프트뱅크지만 여전히 한국 스타트업에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곳은 소프트뱅크의 한국 계열사인 ‘소프트뱅크코리아’의 자회사 ‘소프트뱅크벤처스’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현재 11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쿠팡을 제외한 국내 스타트업 투자가 대부분 소프트뱅크벤처스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소프트뱅크는 앞서 넥슨, 선데이토즈, 헬로네이처 등에 투자해 상당한 투자 수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당근마켓, 클래스101, 트레바리 등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한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업계에선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를 곧 유망 기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212@citidaily.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