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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구 칼럼] 언택트 산업의 현황과 전망
[지석구 칼럼] 언택트 산업의 현황과 전망
  • 지석구 박사 전)KIC유럽센터장
  • 승인 2020.06.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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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석구 박사 전)KIC유럽센터장
지석구 박사 전)KIC유럽센터장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코로나19 발생으로 ‘비대면’, ‘언택트’라는 단어가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온 지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업계에서는 비대면 비즈니스 활동 증가에 따라 언택트 산업 분석과 신사업 발굴에 발 벗고 나섰다. 그럼 향후 업계를 주도할 언택트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의료 및 건강, 교육, 유통물류, 원격업무솔루션에 대한 현황과 전망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로, 의료 및 건강 분야가 단연 중심에 있다. 현재의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백신 개발 등 제약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으며 음압병동 등 환자 치료에 필요한 각종 병원시설, 그리고 당장 우리들의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 등 제품들이 이미 부각 되었다.

지난 몇 개월간 크게 이슈가 되었던 마스크 생산과 관련된 사례 한두 가지를 살펴보자.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이미 10여 년 전 황사가 우리 생활을 불편하게 하던 때부터 마스크를 생산해왔는데 금년 초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수십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여 그동안의 적자를 모두 회복하였다고 한다. 또 다른 사례는 소방용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가 이번에 K94 마스크를 생산·판매하여 기존 소방용 제품 전체 판매 이익보다 더 큰 이익을 실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팬데믹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닉에 빠져 울고 있는 와중에 한 켠에서는 웃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부정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마스크는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이라 많은 회사들이 마스크 생산 시설투자에 나서고 있어 팬데믹 이후 수요감소와 공급과잉으로 이어질까 우려되기도 한다.  필자 주변에 일부 사업자들은 국산 장비보다 값이 싼 중국산(이것도 이미 가격이 올랐다지만) 장비도입에 열을 올리는 경우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 및 건강 관련 제품 투자 시 사업자들은, 굳이 마이클 포터의 ‘산업구조분석 5가지 경쟁요인 분석’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면밀한 시장예측과 경쟁자 분석, 제품생산에 필요한 투자계획을 세워 수많은 국내외 경쟁자들보다 앞서는 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

의료분야 중 중요한 분야로 원격진료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팬데믹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뿐만 아니라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원격진료의 필요성이 증대될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필자가 최근까지 주재하였던 독일의 경우, 주지하다시피 미국과 함께 세계 최고의 의료 강국 중 하나로, 2018년 세계 최초로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의료 디지털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금번 코로나19 사태로 한시적으로 전화상담 및 처방을 허용하였지만 향후에는 이동이 불편한 환자와 노약자, 낙도 및 오지 주민, 나아가서는 일반 환자도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도록 이해당사자들 간의 진지한 논의와 신속한 결정이 있기를 바란다.

두 번째로, 교육 분야에서도 이미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이번에는 초유의 사태로 시행착오가 많이 있었지만 앞으로 원격교육은 의료분야 못지않게 대부분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분야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원격교육 시스템 구축이 절실함에 따라 원격교육 서비스 제공 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초중고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수업은 학습자료를 녹화하여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형태로 교육 효과가 부족하여 앞으로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진행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학습, 평가, 출결 관리시스템)와 LCMS(Learning Contents Management System: 학습콘텐츠관리시스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콘텐츠의 질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신 디바이스 개발도 필요할 것이다. 5G 상용화로 강화된 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모바일 교육 앱개발과 ICT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클라우드컴퓨팅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경우 실시간 강의를 많이 시도하고 있으나 시중에 나와 있는 화상회의 솔루션은 최소한의 지식전달과 토론은 가능하지만 다수가 쌍방향으로 진행하기 위한 기능과 성능의 개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가까운 미래에 홀로그램 기술이 상용화되어 교육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아무튼 앞으로는 모든 교육기관에서 수시로 원격으로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적, 제도적인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셋째로, 유통물류 분야의 대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매장 구매를 꺼리게 되면서 가정과 사무실에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함에 따라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수요 급증, 장보기 모바일 앱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무인 점포, 디지털 키오스크 등 오프라인 상점 또한 확대될 것이다. 운송 측면에서 보면 현재는 대부분 차량이 중요한 운행수단이 되고 있지만 미래에는 드론을 활용한 배달이 활성화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물론, 안전한 운행을 위한 법제도가 우선적으로 마련되고, 중량의 크기에 따라 효율이 높은 드론도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드론의 생산에 필요한 통제 시스템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체와 통제 시스템의 무선 연결을 도와주는 데이터 송수신기, 센서 및 카메라 등 수요가 증대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원격업무 수행에 필요한 솔루션들이 더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구성원 간 협업, 업무의 공유 및 보고, 그리고 화상회의 솔루션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은 대면해서 하는 것보다는 효율이 떨어지는 면이 없지 않다. 특히 화상회의 경우 끊김 없는 통신인프라, 다자간 토론 애로 등 불편한 점이 많아 미래에는 앞서 언급한 홀로그램 등 연관된 기술이 더욱 발달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경영, 경제학자들은 이번 코로나19가 잠재워지더라도 앞으로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관련 분야 솔루션 시장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에서 코로러19 팬데믹 이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언택트 산업 몇 가지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번에 우리가 겪은 많은 경험이 위에서 언급한 산업 외에도, 시민에게는 안전하고 편리한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되고 기업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이익을 실현하는, 신산업을 발굴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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