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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키워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키워야
  • 임효정 기자
  • 승인 2020.05.18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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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연평균 7.6% 성장... 2023년 1087억 달러로 성장 전망
출처: 게티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부문에서 위협으로 다가왔지만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K-POP, K-뷰티 등 한류가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어 K-방역이 전 세계의 모범으로 회자되며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K-방역 등 보건산업 수출액이 17억 달러로서 작년 동월 대비 20.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진단키트 및 소독제 등의 폭발적 수출 증가에 힘입어 의약품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23.4% 성장한 6.4억 달러에 이르고, 의료기기는 50.8% 신장한 4.9억 달러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는 바이오·헬스산업 부문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올해 1분기 건강기능식품 상위 5개 업체의 매출이 3350억 원으로 작년 1분기 대비 1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의 인체 면역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 면역과 관련해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의 수많은 유전자 정보를 총칭하는 말이다. 우리 인체에도 수많은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이를 휴먼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체의 면역과 비만, 당뇨, 아토피, 신경계, 암 등 수많은 질병이 인체에 공생하는 미생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이해 없이 건강을 논하기 어렵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는 2018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앞으로 세계를 바꿀 세 가지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매 치료제 그리고 면역 항암제이다”라고 말해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을 간파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는 2016년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및 산업 육성을 위한 5가지의 제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제언에는 국가 차원의 장내 미생물 과학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진흥 계획 수립, 질병과 치료에 중점을 둔 체계적 연구 추진 전략, 연구 성과의 활용과 산업화를 위한 국제 표준의 설정과 규제개선의 필요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의 현실은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 대한 투자가 아직 미약한 실정이다. 2016년 기준으로 정부의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는 전체 바이오 테크놀로지 투자의 0.7%인 242억 6500만 원에 불과하다. 글로벌 리서치 및 컨설팅 회사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규모는 연평균 7.6%의 성장을 이어가 2019년 810억 달러에서 2023년 1087억 달러(약 1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2007년 국립보건원(NIH)이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10년의 기간으로 추진한 바 있으며, 이에 이어서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를 발표하고 추진했다. 이처럼 미국은 국가 주도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는 가운데 민간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종근당, 한미약품, 쎌바이오텍, 고바이오랩, 천랩, CJ제일제당, 한국야쿠르트, 아모레퍼시픽 등 제약,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연구와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이처럼 마이크로바이옴의 활용 분야는 의료·헬스케어, 식품, 농업 등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정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K-바이오의 일환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앞으로도 다양한 바이러스의 공격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러한 시대에 K-방역 및 K-바이오에 대한 신한류를 이어가기 위해서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집중 투자와 산업 육성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역습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인류에게 마이크로바이옴은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러한 때야말로 현재 진행 중인 국가적인 차원의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육성전략을 재점검하고, 정부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진행 사업들의 성과를 모니터링하면서 민관이 협력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과 행보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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