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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반려동물 시장 6조 넘는다···대기업·사모펀드 등 투자 활기
2027년 반려동물 시장 6조 넘는다···대기업·사모펀드 등 투자 활기
  •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신문 정민아 기자
  • 승인 2019.11.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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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반려인 시대, 現 시장 규모 3조 원
지자체도 관심, ‘의성 펫 월드’ 개장 앞둬
가파른 성장세···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요즘은 애완견을 산책시키거나 반려동물을 넣은 이동장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과 마주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각종 조사에서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대답은 20%를 넘는다. 어림잡아도 최소 천만 명이 넘는 사람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3조 원에 달했다. 전통적인 사료와 간식, 의류, 위생용품뿐 아니라 반려동물 전용 피자에 맥주까지 출시되는 세상이다.

 

6조 원 성장 가능 시장, 유통업계 선점 경쟁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에서 2017년 기준 전국 1,952만 가구 중 29.4%인 574만 가구가 총 874만 마리의 반려동물(개 632만 마리, 고양이 243만 마리)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려동물 사육 인구수는 약 1,481만 명으로 봤다.

2014년 기준 반려동물 연관산업의 규모는 1조 5,684억 원으로 연평균 14.5%씩 성장하고 있어 올해 3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KREI에 따르면 2027년까지 반려동물의 수는 1,320만 마리,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는 6조 55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후 시장 규모는 2032년 7조 원에 도달한 후 서서히 시장 포화점(7조 6천억 원)에 근접할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0년 6조 원에 다다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김현중 KREI 부연구위원은 “관련 산업의 제도가 미흡해 건전한 산업 발전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사회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7년 뒤로 미뤄졌지만, 우리나라 반려동물 수요와 연관산업 규모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별로는 2014년 기준 사료 산업이 4,841억 원, 동물 및 관련 용품 산업이 3,849억 원, 수의 서비스 산업이 6,551억 원, 장묘 및 보호 서비스가 338억 원, 보험이 6억 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출처: Pixabay
출처: Pixabay

반려동물 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유통업계는 신세계다. 이마트 등에 입점해있는 ‘몰리스펫샵’은 반려동물과 관련된 상품을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애견호텔, 카페, 병원, 미용실 등 모든 공간을 가족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컨셉으로 운영되고 있다. 쇼핑몰의 이름을 자신의 푸들 이름 ‘몰리’에서 따올 만큼 유명한 애견인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남다른 애착을 가진 사업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서울 신세계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반려견 전용 객실과 반려견 동반 객실 패키지 등을 선보이는 한편, 신세계 스타필드는 국내 대형 유통업체 최초로 반려견 입장을 허용하는 등 신세계는 그룹 차원에서 반려동물 친화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2012년 송파점에 반려동물 매장인 ‘펫가든’을 오픈한 롯데마트도 현재 28개 점에서 운영 중이며, 홈플러스는 반려동물 멤버십 ‘마이 펫 클럽’을 통해 반려동물 관련 상품 할인 혜택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 활성화, 일자리 창출 효과↑

식품업계도 다양한 펫 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반려동물 사료 생산업체 수는 2005년 650여 개에서 꾸준히 늘어나 2010년 1,320여 개, 2015년에는 2,000개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건사료·습식사료는 주로 대형회사에서 생산되며, 간식류 등 트릿은 중소기업 또는 개인사업자들이 주 생산자이다.

세계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트렌드는 사료(feed)에서 식품(pet food)으로 변화한 지 오래지만, 국내 반려동물 사료 산업에 적용되는 사료관리법은 축산업용 가축과 관련한 내용으로 구성된 한계가 있다. 국내 펫 사료는 국내법 규정상 식품으로 제조·등록된 원료만 사용이 가능한데 품질 좋은 동물 단백질 원료 확보가 쉽지 않고 방역상의 이유로 반려동물 사료용 원료육을 수입하는 조건도 까다롭다. 그러다 보니 국내업체에서 생산된 사료는 대부분 중저가품으로 최근의 반려동물 사료 고급화 추세에 뒤처져 미국 Mars, 네슬레, 텍사스 팜 등 해외 브랜드업체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여러 업체가 고급화된 펫푸드를 출시하고 있다. 

가전업체들도 반려동물 관련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시장공략에 나섰다. 가족이 외출 중일 때 혼자 집에 있는 반려동물을 위한 자동 사료 급식기, 급수기,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장난감은 물론 반려동물용 정수기, 자동 개폐식 화장실 등도 인기다.

반려동물용 호텔, 교육 시설과 반려동물과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카페·음식점·공원·숙박 시설 등 소비자의 니즈도 다양하다 보니, 새로운 업종이 등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도 적지 않다.

내년 상반기 문을 열게 될 반려동물 문화센터 조감도 (출처: 의성군)
내년 상반기 문을 열게 될 반려동물 문화센터 조감도 (출처: 의성군)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경북 의성군에 반려동물 문화센터 ‘의성 펫 월드’가 문을 연다. 현재 100억 원을 들여 3만 2,600여㎡에 애견호텔·수영장·도그런·테마공원·캠핑장·방갈로·교육장·펫 레스토랑 등을 갖춘 복합테마 공간을 조성 중이다. 의성군은 청년 인구감소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침체하고 있는 농촌경제에 반려동물 관련 사업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기업·벤처·사모펀드에 해외 투자 유치도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최근에는 유망한 투자처로도 주목을 받으며 대기업,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등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GS홈쇼핑은 반려동물 전문몰을 운영하는 벤처기업 ‘펫프렌즈’에 4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고 밝혔다. GS홈쇼핑의 펫프렌즈에 대한 총 누적 투자금액은 50억 원에 달한다.

GS홈쇼핑의 이번 추가 투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5% 하락한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눈길을 끈다. GS홈쇼핑은 상품 판매 채널로서 TV의 영향이 감소하는 등 영업 환경의 변화로 겪고 있는 가운데 불황 타개책 중 하나로 벤처 및 스타트업 투자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GS홈쇼핑이 투자한 500여 개의 업체에서 직접 투자한 28개 중에 펫프렌즈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 반려동물 관련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위치기반 모바일 중개 서비스로 출발한 펫프렌즈는 2016년 말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반려동물용품을 2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펫프렌즈에 투자한 곳은 GS홈쇼핑을 비롯하여 벤처캐피탈인 뮤렉스파트너스, 킹슬리벤처스, 코리아오메가, 타임와이즈자산운용, 우리와(대한제분) 등으로 총 100억 원 규모다.

펫프렌즈는 최근 스타 수의사 설채현, 김명철을 영입했다. (출처: 펫프렌즈 인스타그램)
펫프렌즈는 최근 스타 수의사 설채현, 김명철을 영입했다. (출처: 펫프렌즈 인스타그램)

‘에이티바이오’는 펫푸드 전용 공장과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애완동물 영양학을 접목한 특수 사료·간식을 제조하고 있는 업체다. 2015년 경기도 지정 유망 중소기업에 선정됐고 2017년 HACCP 인증, 일자리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2018년 우수벤처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티바이오는 최근 KB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탈로부터 5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유치의 배경에는 2017년 9억 8,400만 원에서 2018년 15억 9,500만 원으로 일 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영업이익이 증가한 가파른 성장이 있었다.

반려동물 토탈케어 플랫폼 ‘펫닥’도 지난해 1월에 KB국민카드와 신영증권이 운용하는 ‘신영밸류신기술사업투자조합1호’로부터 10억 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최근 시몬느자산운용 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30억 원을 투자받았다.

펫닥은 지난 2016년 반려동물 수의사의 실시간 상담 서비스로 시작해 반려동물 입양과 반려동물용품, 장례 등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구에 반려동물 훈련과 미용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반려동물 유치원 ‘브이케어’를 설립해 주목받기도 했다.

해외 투자 유치 소식도 있었다. (주)애니멀고는 지난달 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반려동물 앱 ‘애니멀고(AnmialGo)’가 홍콩 대형 블록체인 펀드인 ‘블록인사이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애니멀고는 인공지능&딥러닝 기술에 기반한 보상형 반려동물 커뮤니티로, 사용자들의 정보공유에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게 한 보상형 SNS, AI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사료나 제품을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서울시 강남구에 애견호텔·애견미용·애견스파·애견유치원·애견쇼핑몰까지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애니멀고파크’ 오프라인 매장을 개점했으며, 찾아가는 반려동물 미용·목욕 서비스 ‘애니멀고뷰티’를 선보이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정민아 기자] jeong@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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