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기소되자 정부 관계자들 일제히 검찰 비판
기소 사전고지 둘러싼 진실 여부 논란까지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모빌리티(이동) 플랫폼 ‘타다’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이 택시 단체로부터 고발당한 타다를 약 8개월 만에 기소하면서 비판에 휘말리자, 부총리에 이어 주무장관까지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대검찰청이 이례적으로 “정부 당국에 사전에 알렸다”고 나오며 진실게임까지 벌어지는 모양새다.
혁신을 외치다 논란의 중심에 선 ‘타다’
지난달 28일 검찰은 타다를 운영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와 자회사인 VCNC 박재욱 대표를 여객운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타다가 면허 없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운송 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타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후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차량과 함께 운전기사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용 방식만 보면 카카오 택시와 유사해 보이지만, 택시가 아닌 렌터카를 빌린다는 개념에서 차이가 난다.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으나 택시기사들의 승차 거부, 불친절과 차별화한 기사 서비스를 내세워 타다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용요금도 택시보다 조금 비싸거나 시간대·구간에 따라서는 더 저렴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2018년 10월 차량 300대 규모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에 가입 회원 125만 명, 운행 차량 1,400대, 운행 기사 9,000명 수준으로 몸집을 키우며 고속성장했다.
문제는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이었다. 위기감을 느낀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들은 지난 2월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택시업계는 계속해서 ‘타다 퇴출 집회’를 열며 격렬하게 반발했고, 지난 5월에는 70대 택시기사가 서울시청 앞에서 분신 시도로 사망하는 등 극단적인 시위 양상까지 보였다.
타다와 택시업계의 대립은 7월 17일 정부가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렌터카를 허용하고 타다를 받아들이기로 했던 국토교통부가 돌연 입장을 철회하면서, 사실상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 대해서는 일정 요건을 내걸고 이를 준수할 경우 제도권 내에서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지만, 렌터카를 활용하는 타다 형태는 허용하지 않았다. 기사도 ‘택시기사 자격 보유자’로 제한했다. 상생안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는 운영 대수 또는 운행 횟수 등에 따라 수익의 일부를 사회적 기여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기여금은 감차를 위한 개인택시 면허권 매입, 택시 종사자 복지 등에 사용된다.
타다가 사업 확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은 더욱 확대됐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는 10월 7일 서비스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국적인 수요에 맞추기 위해 현재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운행되고 있는 타다 차량 1,400대를 내년 말까지 차량 1만 대, 드라이버 5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즉각 “부적절한 조치”라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며, 현재 타다의 영업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 규정도 손보겠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불법’ 된 타다, 검찰에 기소돼
국토부가 언급한 타다 영업의 근거 규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이다. 타다는 ‘11~15인승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경우에 한해 운전자 알선을 허락한다’라는 예외적 허용 범위에 근거해 현행 운수사업법을 우회해 왔다.
결국 지난달 24일 ‘플랫폼 택시법’이 발의되면서 타다는 사실상 불법 영업이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를 임차하는 때에는 “관광 목적으로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 장소가 공항이거나 항만인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
최근 타다는 ‘타다 베이직’ 증차를 연말까지 잠정 중단하고, 택시 협업모델인 ‘타다 프리미엄’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며 택시업계와 상생을 밝혔으나, 이번에는 검찰이 기소에 나섰다.
타다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모회사인 쏘카에서 빌린 후 운전자를 알선해 서비스하는 방식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서울개인택시조합이 타다를 검찰에 고발됐을 때에도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타다를 렌터카 사업자로 보고 시행령의 예외조항을 근거로 고발 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기소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 법에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고, 경찰도 수사 후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을뿐더러 국토부도 1년 넘게 불법이니 하지 말라고 한 적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검찰은 타다가 용역업체에서 받은 기사들의 출·퇴근 시간과 휴식 시간, 대기지역 등을 관리·감독하며 사실상 콜택시처럼 운영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기사와 승객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타다와 모빌리티 업체, 택시업계, 정부와 검찰이 얽힌 복잡한 논란에는 빠진 것이 있다. 바로 소비자가 ‘왜’ 타다에 환호했냐는 물음이다. 지난해 5년 만에 택시 요금이 인상되었음에도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하지만 택시 요금보다 더 비싼 돈을 지불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도 아닌 ‘타다 베이직’을 이용하면서도 사람들은 만족했다.
검찰이 타다를 여객운수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며 타다가 영업을 이어나가기 힘든 상황에 이르자, ‘타다를 계속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청원이 등장하는 등 곳곳에서 검찰 기소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터져 나왔다.
기소 책임 둘러싼 진실게임···대체 언제까지?
파장이 커지자 정부 관계자들은 앞다퉈 검찰 기소와 관련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며 혼란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상생 해법이 강구되기 전에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가져간 것이 유감”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달 30일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의 타다 기소 관련) 뉴스를 보고 저도 당혹감을 느꼈다”며 청와대가 검찰의 기소 결정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관할 부처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타다 기소에 대해 “(검찰이) 사법적으로 접근한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하는 한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검찰이 너무 전통적인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며 “검찰에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으면 의견 개진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쏘카 이재웅 대표 등을 불구속 기소한 검찰을 공개 비판했다.
타다 기소와 관련한 논란은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대검찰청은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검찰은 (타다 사건을) 정부 당국의 정책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으로 보고, 정부 당국에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사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검 대변인실은 또 “7월경 정부 당국으로부터 정책 조율 등을 위해 사건 처분을 일정 기간 미뤄줄 것을 요청받았다”며, 요청받은 기간이 훨씬 지난 후 “이번에도 정부 당국에 사건 처리 방침을 사전에 알린 후 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예를 요청한 정부 부처가 어느 곳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여객운수사업자에 대한 단속 및 규제의 의무가 있는 국토부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사건처리 방침을 통보받거나 사전 협의한 사실이 없으며, 사건 처분을 미뤄줄 것을 검찰에 요청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진실게임은 일단 법무부의 해명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지난 7월 18일 대검에서 타다 고발 사건 처리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고 밝힌 것이다. 또한 “같은 달 17일 국토부가 ‘택시제도 상생안’을 발표하면서 택시업계와 타다 측이 협의 중이었던 점을 고려해, 검찰에 1~2개월 처분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라고 설명하며 국토부와 협의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한 협의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청와대는 “지난 7월 법무부와 관련 논의를 한 것은 맞지만, 검찰의 기소 방침 보고를 받은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지난 5월과 7월, 국토부에 타다 영업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인지 묻는 의견조회 공문을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로부터 기소 처분과 관련해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던 국토부는 이번에는 “민감한 사안이라 답변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금도 ‘지난 9월과 10월에 타다 기소 방침을 놓고 청와대와 협의했다’는 검찰 측 주장과 ‘사실무근’이라는 청와대 주장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지난 1년간 타다와 택시업계의 격렬한 대립을 지켜보다 이제는 검찰과 정부 부처, 청와대 사이의 책임 공방에 극심한 피로도를 느끼는 국민에 대한 배려는 누구도 안중에 없는 듯 ‘폭탄 돌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혁신’ 사업이라며 북유럽 순방에 관계자를 부르더니 이제는 불법이라며 기소당한 타다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한다면서 막상 타다가 기소당하니 펄펄 뛰며 난색을 보이는 정부 관계자들을 바라보는 택시업계 역시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마도 ‘밥그릇 지키기’의 끝판왕은 타다도 택시업계도 아니었나 보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정민아 기자] jeong@kmna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