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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 테크가 노인을 위한 시대 부를까?
에이징 테크가 노인을 위한 시대 부를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1.29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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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접근 가능성∙용이성에 우선순위
“다양한 관점에서 기기 결합하면 잠재력은 무궁무진”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우리는 집 밖에 나서지 않아도 스마트폰만으로 편리하게 단골식당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패스트푸드 등 몇몇 식당에서는 점원을 직접 통하지 않고 키오스크(kiosk)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으며 마트에서는 무인결제기로 물건값을 지불할 수 있다.

‘언택트 서비스’(untact service)는 직원과 직접 마주치지 않고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2030세대의 성향과 맞물리면서 이용 사례가 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원하는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IT기술의 발달로 서비스 산업도 변하고 있다. 금융,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의 산업에서는 인류의 편리한 삶을 위해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 와중에 소외된 계층이 있다. 바로 노인들이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의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노인인구 15%, 고령사회 진입

기업들은 IT 기술 발달에 따른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에이징 테크’(Aging-tech)에 주목하고 있다. 에이징 테크는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을 통칭한다. 개발단계부터 노인들의 접근 가능성과 용이성을 우선순위에 둔다.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전체 주민등록 인구는 5,184만 9,861명이다. 이중 65세 이상 노인은 802만 6,915명으로 전체의 약 15%를 차지한다. UN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할 경우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 이상은 ‘고령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은 ‘후기고령사회’(post-aged society) 또는 ‘초고령사회’로 보고 있다. 한국은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노인들은 집 밖을 나서는 순간 만족할 만한 삶을 얼마나 누릴 수 있을까. 70대 노인이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다고 가정해보자. 그 식당은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곳이다.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을 몰라 쩔쩔매고 있다. 주변에 점원은 물론 도와줄 사람조차 없다면 결국 노인은 점심을 먹지 못한 채 식당을 나올 것이다.

고령사회로의 진입으로 디지털 소외를 느끼는 노인들을 위한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다.

 

미국 ‘파파’ 노인-대학생 연결 서비스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YC-Grad는 지난 2018년 60세 이상의 노인과 대학생을 연결하는 모바일앱 ‘파파’(Papa)를 선보였다. 노인이 모바일앱이나 인터넷, 전화로 대학생을 보내 달라고 파파에 요청하면 파견된 대학생은 정해진 시간 동안 집안일을 하거나 게임,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는 일을 한다.

개인적인 보살핌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다. 노인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한 시간당 20달러(한화 약 2만 원)를 지불해야 한다. 이중 12달러(한화 약 1만 2,000원)는 학생이, 8달러(한화 약 8,000원)는 회사가 가져간다. YC-Grad 측은 “학생들은 용돈을 번다는 것 보다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즐거워한다”며 “노인은 외로움을 덜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로봇 기반의 에이징 테크도 등장했다. 이스라엘 로봇기업 인튜이션 로보틱스(Intuition Robotics)는 지난 2017년 노인들과 대화하는 토크 로봇 ‘엘리큐’(Elli.Q)를 개발했다. 노인들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화하는 AI(인공지능) 로봇이다. 다양한 언어 톤, 빛, 보디랭귀지 등으로 감정을 최대한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독서, 산책, 게임 등을 권유하거나 친구와 가족에게 전화를 걸도록 제안하기도 한다.

SKT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ICT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공로로 정보문화 유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출처: SKT)
SKT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ICT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공로로 정보문화 유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출처: SKT)

꼬까신, 치매노인 실종방지 위한 스마트 슈즈

한국에서도 에이징 테크와 관련된 기술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삼성봇 케어’를 전시했다. 삼성봇 케어는 혈압, 심박수, 호흡, 수면상태, 약 복용시간 등 실버세대의 건강과 생활 전반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사용자가 승인한 가족이나 주치의 등은 스마트폰으로 건강관리 일정을 설정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낙상, 심정지 등 위급상황이 감지되면 119에 긴급히 연락하고 가족에게 상황을 알려준다. 선호하는 음악을 재생시키거나 일상대화도 나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 ‘행복한 에코폰’과 협력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성동구에 개소된 ‘ICT 케어센터’가 주관한다.

‘인공지능 돌봄서비스’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AI(인공지능) 기반 케어 서비스로 2018년부터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행복 커뮤니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5G 네트워크 등 인프라와 혁신적 ICT(정보통신기술)를 공유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SK텔레콤이 AI 및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지자체는 지역 일자리를 제공한다.

지난해 6월 ICT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공로로 정보문화 유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시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꼬까신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신발형 배회감지기 스마트 슈즈를 활용해 치매노인의 실종을 막기 위한 것이다. 꼬까신은 압전식 자가발전으로 보행만 해도 충전이 가능하다. 밑창에 있는 GPS 기반 IoT(사물인터넷) 모듈은 착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보호자에게 알리는 기능을 한다. 일산동구보건소 정나혜 주무관은 “시범사업 동안 50명의 어르신에게 지급이 됐었다”며 “기술심의가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 국내 통신사와의 협력으로 개선된 기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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