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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베트남에 마스터프랜차이즈 깃발…'치킨 레드오션' 출구 찾았나
BHC, 베트남에 마스터프랜차이즈 깃발…'치킨 레드오션' 출구 찾았나
  • 최은지 기자
  • 승인 2026.05.08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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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호찌민∙다낭 거점 공략
10년 내 50개 매장 청사진
BHC-하오오픈푸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사진=BHC제공)
BHC-하오오픈푸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사진=BHC제공)

[한국M&A경제]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치킨 브랜드 bhc가 베트남 식음료 기업 '하오 오픈 푸드'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8일 밝혔다. 베트남은 bhc의 10번째 해외 진출국으로, 하노이와 호찌민, 다낭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향후 10년 내 50개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한다. 인구 1억 명에 달하는 동남아 핵심 소비시장을 공략하면서, bhc는 본사가 직접 진출하는 대신 현지 파트너에 가맹 사업권을 넘기는 자본 효율형 확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계약 파트너인 하오 오픈 푸드는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동남아 전역에서 식음료(F&B)와 리테일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다. 베트남 현지에 유통망과 물류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이 bhc가 이 회사를 택한 핵심 배경으로 풀이된다. 협약식은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열렸고, 송호섭 다이닝브랜즈그룹 대표와 남화연 해외사업본부장, 하오 오픈 푸드의 탄 킴 영 회장과 주프리 수엡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왜 직진출 아닌 마스터프랜차이즈인가

주목할 대목은 bhc가 직진출 대신 MF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MF 계약은 본사가 현지 파트너에게 일정 지역의 사업 운영권을 넘기는 대신, 지역개발권 수수료와 매월 로열티, 매장당 가맹비, 핵심 원재료 물대 등 4가지 수익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구조다. 본사가 직접 부동산을 임차하고 인력을 운용하는 직진출 모델보다 자본 부담이 작고, 현지 시장의 위험을 파트너와 분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베트남은 이미 BBQ, 굽네, 본촌, 돈치킨 등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가 다수 진출해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이런 환경에서 후발주자로 들어가는 bhc 입장에선 현지 유통과 물류를 보유한 파트너의 손을 잡는 편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소스와 파우더류를 한국 공장에서 수출해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매장 운영 리스크는 현지에 맡기는 분업 구조다.

 

K치킨 글로벌 확장전, bhc의 위치는

bhc는 현재 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대만∙홍콩∙미국∙캐나다 등 8개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안에 필리핀에도 첫 매장을 연다. 베트남 진출까지 더하면 10번째 해외 시장 확보다. 태국에선 2026년 초 15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동남아 시장에서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 진출은 이런 동남아 벨트를 더욱 촘촘히 잇는 전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경쟁사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지난해 12월 스페인 현지 기업 BLT F&B 그룹과 합작 형태의 유럽 헤드쿼터를 설립했고, 남미와 아프리카 시장까지 진출 폭을 넓혔다.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 역시 미국∙중국∙캐나다∙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대만∙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치킨 3사가 사실상 동시다발적으로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포화된 내수, 열린 동남아 시장

이런 흐름의 배경엔 한국 치킨 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한 레드오션으로, 신규 매장 출점 여력이 크지 않다. 반면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해외 진출 K-외식 브랜드 중 치킨전문점은 1,809개 매장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의 한국 외식 매장 수는 2020년 대비 37.2% 성장하며 견고한 지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베트남 시장 자체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 베트남 육류 시장 규모는 약 110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하고, 인구 1억 명 규모의 핵심 소비시장에서 편의식 수요와 K-푸드 선호가 동시에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엔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햄∙소시지∙치킨∙삼계탕 등 열처리 가금육 제품의 베트남 수출길도 9년 만에 열렸다. 한국 치킨업계가 현지 매장 확장과 식자재 수출이라는 두 축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현지화 깊이가 성패 가를 듯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베트남 치킨 시장의 성패는 결국 현지화의 깊이에 달려 있다. 앞서 진출한 BBQ는 베트남 국민 스포츠인 축구 관람용 치맥 매장 콘셉트로, 굽네치킨은 베트남식 라이스 페이퍼에 치킨을 싸 먹는 퓨전 메뉴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bhc 역시 단순히 한국 메뉴를 옮겨오는 수준을 넘어 베트남 소비자의 입맛과 외식 문화를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따라 50개 매장이라는 목표 달성 속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남는 질문은 10년 50개 매장이라는 숫자의 현실성이다. 이미 돈치킨이 2019년 기준 베트남에 3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만큼 현지 경쟁이 격화돼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두 자릿수대 매장을 안정적으로 깔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마케팅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bhc가 하오 오픈 푸드의 유통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해 초기 출점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그리고 한국에서 검증된 뿌링클∙맛초킹 같은 시그니처 메뉴가 베트남 소비자에게도 통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한국M&A경제=최은지 기자] choi@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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