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의 세 번째 철수설∙∙∙진실은?

2020년 한국씨티은행 당기순이익 33% 감소 신한금융, 동남아 내 씨티은행 인수∙∙∙한국법인 인수자 거론 금융권, “M&A 시장 나오면 큰 관심받을 것”

2021-04-12     염현주 기자

[한국M&A경제]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이 2014년과 2017년에 이어 또다시 흘러나왔다.

지난 2월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처분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한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일부 지역의 상업은행 영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소매금융 계열사 씨티캐피탈을 매각하면서 첫 번째 철수설이, 2017년 전체 점포 수를 133개에서 44개로 줄이면서 두 번째 철수설이 불거졌다. 현재 씨티은행 점포 수는 38개다. 당시 씨티은행 측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등에 집중하자는 취지”라며 철수설을 일축했다.

지난달 30일 한국씨티은행이 실적을 발표했고 세 번째 철수설이 나왔다. 지난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한 1,878억 원이다. 2018년 3,074억 원, 2019년 2,794억 원에서 꾸준히 떨어진 셈이다.

한국씨티은행

◇OK금융, DGB금융, 신한금융 등 인수자 거론

이번 철수설에 OK금융과 DGB금융이 인수자로 거론되기까지 했다. 특히 OK금융은 과거 씨티계열사를 인수한 경험이 있는 곳이다. 지난 2014년 씨티캐피탈을 인수해 OK캐피탈로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이 동남아 내 씨티은행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씨티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씨티은행 태국, 필리핀 법인 내 리테일 부문 인수 검토에 들어갔으며 실제 인수가 가능한지, 인수 후 시너지가 발생할지 여부 등을 두루 살펴보는 중으로 전해진다.

동남아는 신한금융이 그동안 관심을 보여왔던 곳이기도 하다. 2007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2009년 베트남, 2017년 인도네시아 등에 법인을 세우고 필리핀, 싱가포르, 미얀마, 인도에 지점을 개설해 왔다. 이런 점에서 씨티은행 동남아법인 인수가 한국씨티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전초전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신한금융 측은 씨티은행 동남아 법인 인수와 관련해 “동남아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지 금융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M&A를 공부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사진=씨티은행

◇한국씨티은행의 공식 입장은?

한국법인 철수설에 대한 한국씨티은행의 공식적인 입장은 전해지지 않는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본 매체에 “한국법인은 미국 본사가 언급한 여러 나라 중 한 곳”이라며 “현재 내부적으로 진행된 이야기나 더는 언급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신임 CEO가 밝힌 바와 같이 “미국 본사는 각 사업의 조합과 상호 적합성을 포함해 냉정하고 철저한 전략 검토에 착수했다”며 “다양한 대안을 고려해 장시간 동안 충분히 심사숙고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부 한국씨티은행 고객은 이번 철수설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직장인 김효진 씨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미국 출장이 잦은 편이었다”며 “다른 은행에 비해 현지 수수료가 저렴한 것 같아 오랜 시간 거래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법인이 철수된다면 다른 은행에 흡수되는 것인지, 한국 내에서 사업을 전혀 하지 않을 계획인지 불분명하지 않다는 게 가장 불안하다”며 “코로나19로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시점에서 씨티은행과 계속 거래를 해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국씨티은행이 M&A 시장에 나오면 국내 은행권이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씨티은행의 강점은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M&A 시장에 본격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를 고려하는 시중 은행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겠지만 대부분 M&A는 극비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체 없이 소문만 무성한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미국 본사도, 한국 법인도 정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니 소문에 휩쓸려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