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틱톡 대신 ‘디스코드’ 인수 추진∙∙∙“소셜미디어 포기 못 해”

MS, 11조 원 이상에 디스코드 인수 위해 협상 중 블룸버그 등 “소셜미디어로의 사업 확장 주력” “디스코드, 매각 대신 IPO 추진할 가능성” 제기

2021-03-24     김지민 기자
사진=마이크로소프트

[한국M&A경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비디오 게임 채팅 앱 디스코드(Discord)를 인수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각) MS가 디스코드를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 규모로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기술 전문매체 <벤처비트>도 “디스코드가 매각을 모색하고 있다”며 “인수대상자와 최종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디스코드가 매각보다는 IPO를 추진할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디스코드는 음성, 채팅, 화상통화 등을 지원하는 인스턴트 메신저다. 2015년 5월 출시 이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온라인 게임 사용자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스터디 그룹, 댄스 강습, 독서모임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히 게이머 중심의 채팅 플랫폼에서 벗어나 ‘대화의 창구’로써의 기능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MS의 소셜미디어 앱 인수 시도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CNBC>는 23일 “MS가 소셜미디어에 굶주려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며 “엑스박스(Xbox)와 연계한다면 콘솔 게임뿐만 아니라 구독서비스, 클라우드 등으로 게임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MS는 중국 채팅 앱 틱톡을 300억 달러(한화 약 34조 원)에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는 오라클을 매각 협상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결국 MS는 틱톡을 포기해야만 했다.

MS가 여전히 소셜미디어로의 사업 확장에 주력한다는 게 현지 업계의 설명이다. MS가 틱톡 인수 실패 이후 디스코드를 선택한 이유로 대규모 사용자 기반이 언급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스코드의 월간 사용자 수(MAU)는 1억 4,000만 명이다. 트위터의 1억 9,200만 명과 근접한 수치다.

사진=디스코드

디스코드가 제공하는 구독서비스 니트로(Nitro)와 엑스박스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디스코드는 니트로를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 대부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즉, 니트로가 주요 수익창출원이다. 고해상도 화면 공유, 사용자 프로필 지정, 비디오 업로드 등 기능을 갖췄다.

매튜 칸터만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MS가 디스코드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서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MS의 엑스박스와 디스코드의 니트로가 결합한다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면에서 이렇다 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점도 이유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디스코드는 1억 달러(한화 약 1,130억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지금까지 약 4억 7,900만 달러(한화 약 5,4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마지막 평가액은 70억 달러(한화 약 8조 원)로 알려졌다. 수익도 2019년 4,500만 달러(한화 약 510억 원)에서 2020년 1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470억 원)로 증가했지만 아직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M&A협회 김규옥 회장은 “기업이 계속해서 적자를 보는 것은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며 “매수기업 입장에서는 싼 값에 좋은 기업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한편 디스코드는 그동안 MS 외에도 대형 IT기업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 게임즈나 글로벌 온라인 쇼핑 기업 아마존 등도 디스코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MS의 디스코드 인수전은 아직 초기단계다. 현지 투자업계는 “MS가 디스코드의 최종 주인이 될지 계속 지켜봐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MS가 70억 달러보다 높은 100억 달러의 인수가를 제시했더라도 언제든지 무산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SMB투자파트너스 심선식 대표는 “한국의 경우 회계법인 등 기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평가받은 기업가치를 토대로 인수가가 정해진다”며 “디스코드가 받은 마지막 평가액과 실제 디스코드가 생각하는 평가액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M&A경제=김지민 기자] kjm@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