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경영권과 동일가 5만 9,000원에 상장폐지 나섰지만 낮은 웃돈에 주주 반발 불씨

지분 38.83% 전량 확보에 8,317억 투입 목표주가 밑도는 11.5% 할증률에 줄다리기 불가피

2026-11-06     구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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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A경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지배주주 경영권 지분 인수 단가와 동일한 가격을 앞세워 롯데렌탈의 자진 상장폐지를 공식화했으나, 증권가 눈높이에 못 미치는 낮은 할증률 탓에 잔여 지분 확보 과정에서 소액주주와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고된다.

TPG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렉시콘코리아홀드코는 6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롯데렌탈의 잔여 지분 1,409만 7,325주(지분율 38.83%)를 사들이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공개매수신고서를 제출했다. 매수 가격은 보통주 주당 5만 9,000원이며, 최대 매수 대금은 약 8,317억 원 규모다. 이번 공개매수는 6일부터 오는 12월 3일까지 진행되며, 응모 주식 전량을 사들여 롯데렌탈을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뒤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진 상장폐지하는 절차를 밟는다.

앞서 TPG는 10월 30일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로부터 롯데렌탈 지분 61.17%(2,221만 2,063주)를 1조 3,105억 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종결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거래를 매듭지은 지 일주일 만에 8,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 투입해 비상장사 전환 절차에 돌입한 셈이다. 공개매수 재원은 자기자본이 아닌 KB증권과 우리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차입금으로 전액 충당한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TPG가 롯데렌탈 지분 100%를 확보하는 데 투입하는 총자금은 2조 1,422억 원에 이른다.

 

경영권 동일가 명분 내세웠지만 낮아진 프리미엄

TPG 측은 과거 지배주주에게만 웃돈을 얹어주던 관행과 달리 경영권 매매단가와 같은 5만 9,000원을 일반주주에게 그대로 제시했다는 명분을 강조한다. 지배주주와 일반 소액주주 간 매각 단가 차별을 없애 형평성을 맞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공개매수가인 5만 9,000원은 공고 직전 거래일인 5일 종가 5만 2,900원 대비 11.5% 수준의 할증률에 그친다. 과거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단행했던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 공개매수의 평균 할증률이 통상 20% 안팎을 형성했던 점과 비교하면 일반주주를 유인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눈높이와 괴리가 크다는 점도 반발을 키우는 요인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TPG 체제 진입에 따른 주주환원 강화를 예상하며 롯데렌탈의 목표주가를 6만 원에서 6만 3,000원 선까지 상향 조정한 상태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제시된 매수가가 기업가치 개선 기대감을 반영하지 못한 채 조기 차익 실현만을 강요하는 수준이라고 꼬집는다.

 

고배당 기대 선제 차단하고 비상장 전환 명분 강조

TPG는 신고서를 통해 향후 배당 확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최근 시가배당률을 뚜렷하게 웃도는 수준의 배당정책 변경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규모 영업용 자산 확충과 전산 시스템 투자로 감가상각비와 금융비용이 늘어나면 단기 배당 여력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비상장사로 전환해 상장사로서 감당해야 하는 단기 실적 압박과 공시 규제에서 벗어나 중고차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플랫폼 확대 등 장기 체질 개선을 밀어붙이겠다는 취지다. 일반주주가 사업 재편 과정의 변동성 위험을 떠안기보다 공개매수에 응해 현금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논리를 편 셈이다.

이런 선제적 기대 차단은 소액주주들의 응모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상장폐지 이후 배당 매력이 떨어지고 유통 물량이 급감할 경우 환금성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를 유도하려는 포석이다.

 

지분율 95% 문턱 넘지 못하면 단가 인상 압박 직면

자진 상장폐지를 완결하려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상 최대주주 등이 통상 95% 수준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TPG는 이번 1차 공개매수에서 최소 매수 예정 수량 조건을 두지 않고 응모 전량을 매입하겠다고 밝혔으므로 유통 주식 수는 대폭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현재 지분율 61.17%에서 95%에 도달하려면 잔여 지분의 대부분인 약 33.83%포인트를 끌어모아야 한다.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5만 9,000원 턱밑까지 오른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이 단기 차익 실현을 거부하고 버티기에 돌입할 경우 지분율 95% 문턱을 단번에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결국 응모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TPG는 2차 공개매수를 통한 단가 인상 압박에 직면하거나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둘러싼 후속 분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오는 12월 3일 마감되는 1차 공개매수에서 TPG가 확보할 최종 지분율 수치가 자진 상장폐지의 추가 비용과 일정을 가르는 결정적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M&A경제=구나연 기자] kny@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