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PO 중단 지침설∙∙∙주가 방어에 기업금융 위축 우려
신규 상장∙대규모 지분 매각 제동설 1,000억 위안 스와프로 매수 여력 보강
[한국M&A경제] 3일 FT(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투자은행들에 기업공개(IPO)와 기존 주주의 대규모 지분 매각을 일시 중단하도록 비공식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 공급을 줄여 증시를 방어하려는 접근이지만, 조치가 길어지면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자의 회수가 함께 늦어질 수 있다.
해당 지침은 공개 규정 대신 이른바 ‘창구지도’ 방식으로 전달됐다는 내용이다. 시장이 회복할 때까지 거래를 미룬다는 취지로, 모든 상장 신청과 심사가 법적으로 중단됐다고 확인된 상황과는 구분해야 한다.
배경에는 주가 급락이 있다. 중국 본토 대표지수인 상하이∙선전300(CSI300)은 10월 8.5% 하락했다. 당국이 2일 증시 안정책을 발표한 뒤에도 3일 상하이∙선전300은 0.2%, 기술주 중심의 커촹반50은 3.8% 내렸다. 다만 하루의 등락만으로 정책의 성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발행을 늦추는 것과 심사를 멈추는 것은 다르다
중국은 이전에도 신규 주식 발행 속도를 증시 상황에 맞춰 조절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2023년 8월 27일 IPO 속도를 단계적으로 낮춰 투자와 자금 조달의 균형을 맞추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15일에는 IPO 접수∙심사∙등록 업무를 중단하지 않았으며, 상장사 재융자도 닫힌 상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발행 속도 조절과 상장 절차의 전면 중단이 서로 다른 조치임을 명시한 것이다.
이 전례가 이번 지침의 범위를 확정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투자은행의 신규 업무 수임, 거래소 심사, 등록 이후 공모 가운데 어느 단계가 영향을 받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적용 거래소와 업종별 예외, 재개 조건도 별도의 확인 대상이다.
신주 발행과 구주 매각의 효과도 다르다. 신주를 팔아 조달한 돈은 기업에 들어가지만 기존 주식의 매각대금은 매도 주주의 몫이다. 두 거래를 함께 늦추면 주식 공급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신 기업 투자재원과 주주의 현금화가 각각 제약받는다.
매수 자금 지원은 확대했지만 기업 신규 조달과는 별개
당국이 공개한 부양책은 매수 여력을 늘리는 데 초점이 있다. 중국인민은행 등 금융당국은 2일 자사주 매입∙지분 확대 지원용 재대출을 한시적 조치에서 장기 제도로 전환하고, 재대출 금리를 1.25%에서 1%로 낮추기로 했다.
여기서 1%는 중앙은행이 은행에 제공하는 재대출 금리다. 은행은 여기에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한다. 상장기업이 일률적으로 연 1%에 돈을 빌리거나, 해당 자금이 기업의 시설투자용으로 공급된다는 뜻은 아니다.
스와프도 실제 집행 단계로 넘어갔다. 중국인민은행은 3일 증권∙펀드사를 대상으로 1,000억 위안 규모의 스와프를 실시했으며 31개 기관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공고했다. 이 제도는 기관이 보유 주식∙채권 등을 담보로 국채나 중앙은행 증권 같은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받아 자금 조달 능력을 높이는 구조다.
두 지원책은 기존 주식의 매수 기반을 보강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IPO 제한은 새로 나오는 주식의 공급 시점을 늦춘다. 지침이 시행된다면 수요를 지원하면서 공급을 조절하는 조합이지만, 매수 지원 자금이 상장 대기 기업의 신규 자본금을 직접 채워 주는 구조는 아니다.
지원 규모를 읽을 때도 계약과 집행을 나눠야 한다. 2일 당국 발표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지분 확대용 대출 계약액은 약 4,400억 위안, 누적 대출 실행액은 2,800억 위안을 넘었다. 계약액 전부를 이미 증시에 유입된 매수대금으로 계산할 수는 없다.
상장 대기 기업과 기존 주주는 서로 다른 지연 비용 부담
올해 중국 IPO 규모는 2,920억 위안을 넘어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발행시장이 회복하던 시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금융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야 한다. 다만 발행 규모 증가와 주가 하락이 함께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IPO를 급락의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양쯔메모리(YMTC)는 연내 상장이 예상됐지만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으로 거론된다. 다만 미상장 상태라는 사실과 이번 지침 때문에 상장이 늦어졌다는 판단은 별개다. 확정된 공모 일정과 변경 사유 없이 특정 기업의 연내 상장 무산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IPO 자금으로 투자와 운영비를 충당하려던 기업이라면 발행 지연에 맞춰 지출 일정을 조정하거나 대체 자금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 반면 기존 주주의 부담은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회수 지연이다. 같은 공급 억제 조치라도 비용이 발생하는 경로가 다르다.
상장 뒤 지분 매각을 회수 수단으로 계획한 벤처캐피탈(VC)과 사모투자자라면 상장 완료와 현금 회수의 시점을 따로 계산해야 한다. IPO와 대규모 매각에 대한 제약은 서로 다른 단계에서 영향을 준다. 기업의 조달이 재개됐다는 사실만으로 투자자의 회수 경로까지 정상화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11월 이후에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적용 범위 설명과 거래소의 실제 공모 일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 상장기업의 후속 공시에서는 대출 약정이 실제 차입과 자사주 매입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가 안정이 새 기업의 자금 조달 재개까지 연결돼야 증시 방어와 기업금융 사이의 긴장이 줄어든다.
[한국M&A경제=구나연 기자] kny@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