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롯데 센텀시티점 인수 계약∙∙∙공간 넓혀 이익도 키울까
롯데 점포 매입해 기존 쇼핑시설과 연계 백화점∙몰에 호텔∙업무시설 결합 추진 인수대금∙공사비 공개와 기업결합 심사 필요
[한국M&A경제] 신세계가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 인수 계약 체결 사실을 29일 밝혔다. 기존 신세계 센텀시티점과 센텀시티몰, 인근 개발 부지를 연결해 쇼핑∙문화∙숙박∙업무 기능을 묶은 ‘신세계 타운’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거래는 점포 자산을 넘기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후속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간 통합으로 확보할 이익과 현금흐름이 매입비와 추가 투자비를 회수하고 적정 수익을 낼 수 있느냐가 이번 거래의 경제적 가치를 가를 기준이다.
매출 격차가 큰 두 점포, 거래 가치는 추가 공간의 활용에
2025년 점포 매출은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2조 2,300억 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1,200억 원대다. 같은 센텀시티 상권에서 신세계가 이미 훨씬 큰 매출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이 격차를 고려하면 인수 효과를 롯데 점포의 기존 매출이 신세계에 더해지는 것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신세계가 확보하려는 자산의 가치는 기존 점포 바로 옆에서 공간을 넓히고 시설 배치를 다시 짤 수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공개된 영업면적은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약 3만 6,000㎡,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본관과 센텀시티몰을 합쳐 약 14만㎡다. 인수 대상 공간은 기존 신세계 영업면적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인접 점포를 통합하면 상품군과 문화시설의 위치를 함께 조정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이미 스파랜드와 아이스링크, 영화관, 문화홀 등이 들어서 있다. 쇼핑과 여가의 결합 자체는 기존 사업 모델이다. 추가 공간에 어떤 기능을 배치해야 기존 시설과 중복을 줄이면서 방문 목적을 늘릴 수 있는지가 새로 풀어야 할 문제다.
같은 고객의 구매 장소만 기존 건물에서 인수 건물로 옮겨간다면 면적 증가에 비례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세계가 제시한 운영 효율 개선도 통합 비용을 줄이거나 새로운 고객과 소비를 확보할 때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재개장 후에는 통합 매출과 함께 면적당 매출, 운영비 변화를 살펴야 한다.
롯데는 부산본점에 집중, 신세계는 센텀시티에 집약
롯데백화점은 센텀시티점 매각 배경으로 고객 수요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성장성∙수익성 확보의 한계를 들었다. 자산가치와 사업성을 검토한 뒤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역량을 집중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매각 이후에도 부산 지역 투자는 이어간다. 부산본점은 전관 재단장을 준비하고, 롯데몰 동부산점은 상품 구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센텀시티점 정리와 다른 거점에 대한 투자를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다.
신세계는 이미 매출 기반이 큰 센텀시티점 주변으로 투자를 모은다. 두 회사의 선택은 같은 부산 시장 안에서도 투자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롯데는 점포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신세계는 하나의 거점에서 쇼핑과 체류 기능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가 계획한 부산본점 재단장과 동부산점 강화가 실행되면 양사의 경쟁은 센텀시티의 인접 점포뿐 아니라 부산 내 다른 쇼핑 거점 사이에서도 이어진다.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상품 구성과 시설에 대한 투자는 매각 이후에도 경쟁 수단으로 남는다.
다만 공개된 사업 방향만으로 어느 쪽의 자본 배분이 더 유리한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매각대금, 추가 투자액, 점포별 수익성이 함께 확인돼야 롯데의 자금 확보 효과와 신세계의 확장 효과를 비교할 수 있다.
호텔까지 연결하는 구상, 인수대금 밖의 지출도 평가해야
신세계는 C부지에 고급 호텔과 오피스, 레지던스 등을 포함한 복합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백화점과 센텀시티몰, 인수 건물에 숙박∙업무∙주거 기능을 더해 방문과 소비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C부지 개발은 이번 인수 이전부터 검토됐다. 신세계는 5월 야외 주차장으로 쓰던 C부지에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시설 구성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 거래의 추가 효과는 이미 추진하던 개발과 새로 확보할 점포를 어떻게 연결하는지에 달려 있다. 호텔 투숙객과 업무시설 이용자가 백화점 소비로 이어진다면 수요 기반을 넓힐 수 있다. 다만 시설의 완공과 입주, 실제 이용이 따라야 하는 조건부 효과다.
본업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였다. 신세계가 8월 발표한 올해 2분기 백화점 사업 영업이익은 광주∙대구∙대전 등 별도 법인을 합쳐 1,08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3.5% 늘었다. 이 수치는 백화점 사업 전반의 실적으로, 센텀시티 확장의 수익성을 입증하는 자료로 쓰기에는 범위가 다르다. 인수와 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현금 규모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투자 부담을 평가하려면 점포 매입대금에 재단장비, 연결시설 공사비, C부지 개발비를 더하고 각각의 집행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총투자비와 자금조달 구조, 회수 기간을 계산할 수 없다. 거래 가격을 모르는 상태에서 저가 매입이나 재무 부담의 크기를 단정하기도 어렵다.
심사 결과 뒤에는 영업 전환과 투자 회수 일정 확인
거래 종결의 선행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다. 인접한 경쟁 점포의 통합이 추진되는 만큼 심사 결과와 승인 조건 유무가 거래의 실행 범위를 판단할 첫 기준이 된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거래 종결 때까지 정상 영업하며, 영업 종료 일정은 관련 심사가 마무리된 뒤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점포의 영업 종료와 신세계가 구상하는 새 공간의 개장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직원과 입점 업체에 대한 전환 계획도 남아 있다. 롯데백화점은 임직원의 부산 상권 내 전환 배치를 우선 검토하고, 입점 파트너사는 계약 조건에 따라 영업 전환을 지원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배치와 계약 전환 결과는 후속 확인이 필요하다.
신세계가 재단장 계획을 구체화하면 기존 시설과의 역할 분담, 공사 기간, 재개장 시점을 확인할 수 있다. C부지의 인허가와 착공 일정도 별도로 봐야 한다. 점포 인수 절차가 끝난 뒤에도 호텔∙업무시설을 통한 소비 연계까지는 추가 사업 단계가 남는다.
이후 신세계가 공개할 인수대금과 추가 공사 예산은 투자 규모를 판단할 첫 자료다. 재개장 뒤에는 통합 점포에서 늘어난 이익과 현금흐름이 투입 자본에 비해 어느 수준인지 확인해야 한다. 늘어난 공간이 지속적인 현금 창출로 이어지는지는 그때부터 검증할 수 있다.
[한국M&A경제=박지우 기자] news@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