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합병 의무 없앤 뒤 오너 지분도 상장시킬까
1,200억 원 교환사채 상환으로 계약 종료 차케어스 개인주주 지분 25.40% 보유 기업가치 산정과 일반주주 보호 방안 확인
[한국M&A경제] 차바이오텍(대표 차원태)이 차헬스케어와 차케어스의 합병을 검토하게 된 투자계약상 의무를 해소하면서 두 회사를 합쳐 상장해야 할 이유를 새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합병 후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면 차케어스에 직접 투자한 오너 일가도 상장 대상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재편의 효과와 지분 배분의 공정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차바이오텍은 6월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이 보유한 1,200억 원 규모 교환사채(EB)를 조기 상환했다. 회사는 해당 투자계약에 따른 상장 의무도 소멸했다고 설명하면서 차헬스케어의 국내 상장 계획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차케어스와의 합병을 계속 추진할지, 추진한다면 어떤 일정과 비율을 적용할지는 구체화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확인되는 쟁점은 합병을 통한 승계가 확정됐다는 것이 아니다. 계약상 필요성이 사라진 뒤에도 합병을 선택한다면 독자 상장보다 어떤 이익이 있는지, 그 이익이 차바이오텍 일반주주와 차케어스 개인주주에게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환으로 기존 계약은 끝났지만 투자자와의 이해관계는 남았다
차바이오텍이 교환사채를 되사는 데 투입한 금액은 원리금을 합쳐 약 1,409억 원이다. 상환 재원은 차헬스케어 주식 매각대금으로 마련했다. 공시상 조기 취득 목적은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교환사채를 상환하고 관련 권리∙의무 관계를 종료하는 것이었다.
이 거래는 차헬스케어 투자자 구성이 바뀌는 과정과 연결돼 있다. 차바이오텍은 차헬스케어 보통주 769만 2,308주를 피움AI퓨처헬스케어조합에 약 2,000억 원에 매각했다. 대여금 출자전환 등을 거친 뒤 차바이오텍의 차헬스케어 지분율은 6월 말 기준 49.13%가 됐다.
새 투자자와의 계약에는 주식 처분 제한이나 투자자 사전동의권 관련 의무를 위반할 경우 주식을 되팔 수 있는 매수청구권이 포함됐다. 행사 가격은 거래 종결일부터 연 9%의 내부수익률을 달성하는 수준으로 산정한다. 공개된 행사 사유는 기존 교환사채의 상장 조건과 구분된다.
기존 투자계약이 끝났다는 사실을 모든 투자자 관련 부담이 사라졌다는 의미로 확대하기는 어렵다. 합병을 다시 추진한다면 새 투자자의 계약상 권리와 합병에 따른 지분 변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반대로 교환사채 조기 상환이 오너 승계를 위한 일정 조정이었다는 인과관계도 공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그룹 안에서도 합병으로 얻는 이익은 다르다
차케어스의 2025년 말 최대주주는 지분 46.49%를 보유한 차바이오텍이다. 차광렬 외 개인주주의 지분은 25.40%다. 차바이오텍을 통한 간접 보유와 별도로 개인 명의의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구조다.
개인별로는 2025년 5월 차바이오텍 증권신고서에 차병원∙차바이오그룹 차광렬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이 8.22%, 차바이오텍 차원태 대표가 7.19%를 보유한 것으로 기재됐다. 이 개인별 수치를 2025년 말 주주 현황과 동일한 기준일의 자료로 혼용해서는 안 된다.
차헬스케어가 차케어스를 흡수합병하고 이후 상장하는 방식이 채택되면 차케어스 주주는 합병 대가로 통합 법인 주식을 받을 수 있다. 차케어스의 상대적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할수록 그 주주들에게 배정되는 통합 법인 지분도 커지는 구조다. 합병비율은 사업 규모를 비교하는 숫자를 넘어 기존 주주 사이에서 경제적 권리를 배분하는 기준이 된다.
차헬스케어만 상장하면 차케어스 개인주주의 주식은 그대로 비상장 주식으로 남는다. 합병 후 상장은 이들에게 상장 법인 지분을 확보할 경로가 될 수 있지만, 상장 자체가 높은 주가나 즉각적인 현금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실제 승계 재원으로 연결되려면 주식 처분이나 배당 등 추가 단계가 필요하며, 이를 목적으로 한 구체적인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150억 원 지분 매각을 현금 100억 원 확충으로 볼 수 없는 이유
차케어스는 6월 18일 카카오헬스케어 주식 318만 2,686주를 차AI헬스케어에 약 150억 원에 매각했다. 거래가격에 대해서는 외부평가기관이 적정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매각대금만으로 차케어스에 남은 현금을 계산하면 같은 시기에 이뤄진 금융거래를 놓치게 된다.
차AI헬스케어의 정정 공시에는 차케어스를 인수자로 하는 전환사채(CB)가 4건 기재돼 있다. 제32회와 제33회는 각각 50억 100만 원, 제34회와 제35회는 각각 25억 50만 원이다. 합계는 150억 300만 원이며, 6월 19일 발행결과 공시에서도 해당 금액의 납입이 확인된다.
이들 전환사채 인수액은 카카오헬스케어 지분 매각대금과 거의 같다. 다른 현금흐름을 제외하고 두 거래를 비교하면 약 100억 원의 현금이 순유입됐다는 설명과 맞지 않는다. 비상장 주식 일부를 계열사가 발행한 채권으로 바꾼 자산 재편의 성격을 함께 봐야 한다.
차케어스의 손익 역시 안정적인 계열사 매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2025년 별도 매출은 약 531억 원, 영업이익은 약 22억 원이었지만 당기순손실은 약 242억 원이었다. 약 269억 원의 파생상품평가손실이 금융비용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파생상품평가손실은 같은 금액의 현금이 영업에서 빠져나갔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영업이익만으로 주주에게 귀속될 가치를 평가해서도 안 된다. 합병 가치평가에서는 영업현금흐름과 함께 차입금, 전환사채, 전환권 등 금융계약의 영향을 구분해 반영해야 한다.
결국 현금성 자산의 증가나 특정 투자자산의 매각만으로 오너 일가에 유리한 합병비율이 형성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양사의 평가 기준일과 적용 방법, 부채 반영 방식,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바뀔 경우의 지분 변화까지 공개돼야 유불리를 판단할 수 있다.
내부거래 비중보다 통합 법인의 독립성과 주주 보호를 입증해야
차케어스 감사보고서의 특수관계자 매출을 합산하면 2025년 약 408억 원으로, 별도 매출의 약 76.8%다. 병원 시설과 전산 운영에 필요한 반복 수요가 매출 기반인 동시에 주요 고객인 그룹 관련 기관의 계약과 경영상황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이 비중만으로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나 상장 부적격을 판단할 수는 없다. 거래 조건의 적정성, 계약 지속 가능성, 외부 고객 확보 능력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차케어스의 별도 내부거래 비중을 해외 의료서비스 사업까지 포함할 통합 법인의 의존도로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다만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는 합병 여부와 별개로 상장 과정에서 다뤄야 한다.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제도는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함께 모회사 이사회의 주주 영향평가, 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찬반 결의와 공시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강화됐다. 그룹 내부에서 합병에 합의하더라도 상장 심사를 통과하는 문제는 별도로 남는다.
차바이오텍 이사회가 제시해야 할 비교 대상은 합병 후 상장과 차헬스케어 단독 상장, 비상장 상태에서의 자금조달이다. 각각 필요한 자금과 조달 비용, 사업상 효과, 일반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야 차케어스를 포함할 필요성이 드러난다.
합병 추진이 결정된다면 첫 판단 자료는 양사의 가치평가 보고서와 합병 후 주주별 지분율이다. 이후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는 차바이오텍 일반주주에 대한 영향평가와 구체적인 보호 방안이 확인돼야 한다. 오너 일가의 비상장 지분이 상장 주식으로 바뀔 가능성과 전체 주주의 가치가 함께 높아지는지는 이 자료들로 구분될 것이다.
[한국M&A경제=최은지 기자] choi@kmn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