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7:15 (목)
“조선∙플랜트 회사가 바이오 기업을?” HLB의 사업 확장 전략은 ‘이것’
“조선∙플랜트 회사가 바이오 기업을?” HLB의 사업 확장 전략은 ‘이것’
  • 김지민 기자
  • 승인 2021.10.28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LB, 조선∙플랜트→바이오로 시장 영역 넓혀
진양곤 회장, 美 자회사 엘레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
국내 바이오 기업 인수 속도↑∙∙∙“진행 중인 사업 성과 거둘 것”
HLB 로고
HLB 로고

[한국M&A경제] 조선∙플랜트에서 금융으로, 또 제약∙바이오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에이치엘비(HLB)의 전략이 주목된다. HLB는 다른 산업에 비해 실패 가능성이 큰 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인 M&A를 실행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진양곤 회장은 과거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몇 차례의 대규모 M&A를 성사시키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M&A 업계 관계자는 “HLB가 제조부터 바이오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게 된 배경에는 지속적인 M&A가 기반이 됐을 것”이라며 “진 회장은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략적인 M&A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에서 성공한 대부분 제약∙바이오기업은 자본시장에서 주목받았던 만큼, 끊임없는 M&A를 시도했다”라며 “HBL 역시 이런 방법으로 바이오 사업의 확장 전략을 세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사진=HLB)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사진=HLB)

◇美 엘레바 인수∙∙∙제약∙바이오 시장 본격 진출

HLB는 2009년 미국 표적항암제 개발기업 엘레바(Elevar Therapeutics) 인수를 계기로 바이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엘레바는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표적항암 신약물질 리보세라닙(rivocerinib)과 3세대 파클리탁셀 제제인 아필리아(apealea)를 개발 중이다. 

현재 중국 항서제약과 리보세라닙의 말기 위암 치료제 승인을 위한 신약허가청(NDA) 보완자료를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간암 1차 3상, 선양낭성암 1차 2상, 위암 2차 2상, 대장암 3차 2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진 회장이 엘레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엘레바는 물론 HLB의 임상에 속도가 붙었다. 

HLB 관계자는 “진 회장의 의장직 선임은 가시적인 성과를 염원하는 주주의 기대에 부응해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며 “진 회장은 그룹 내 자회사와 관계사 간 유기적 협력시스템인 HBS(HLB Bio eco-System) 운영과 확장을 직접 이끌어 글로벌 제약∙바이오 그룹으로 발돋움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LB제약 연구원(사진=HLB제약)
HLB제약 연구원(사진=HLB제약)

◇에프에이∙지트리비앤티 인수∙∙∙사업 영역 확장

최근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26일 HLB는 이사회를 열고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 에프에이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B는 에프에이 지분 100%에 해당하는 2만 8,000주를 1,019억 2,000만 원에 취득한다. 거래 대금은 현금 449억 2,000만 원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570억 원을 발행해 지급한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2022년 1월 1일 에프에이는 HLB에 흡수합병된다. 

HLB 관계자는 “합병법인 HLB는 피합병법인 에프에이를 종속회사로 유지하면서 안정적 수익 창출을 통한 재무안정성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예정된 바이오사업과 시너지 극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안기홍 HLB 부사장은 “에프에이는 높은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 및 재무 건전성 등을 갖춘 기업”이라며 “이번 인수로 HLB이 현금 창출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만큼, 항암신약, 코로나 백신 등 진행 중인 사업에 더욱 매진해 조속히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건의 가처분소송으로 M&A에 발목이 잡혔던 지트리비앤티의 인수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지트리홀딩스와 에스에이치파트너스가 지트리비앤티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치가처분 소송과 의안상정가처분 소송은 기각, 별도로 제기한 임시주주총회 개최 금지가처분 신청은 각하했다. 

앞서 HLB는 지난 13일 넥스트사이언스 등 6개 그룹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트리비앤티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지트리비앤티 역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발행 규모는 각각 400억 원, 500억 원이다. 이번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면 지트리비앤티의 지분 5.08%를 확보한 넥스트사이언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번 소송으로 지트리비앤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진 회장은 “가처분 소송이라도 받아들인다면 즉시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 이후 HLB는 지트리비앤티의 인수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HLB 관계자는 “애초 10월 29일 예정됐던 임시주총도 다음 달 16일로 미뤄졌다”며 “임시주총에서 상정된 안건이 통과되면 인수 절차는 최종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트리비앤티의 사명을 에이치엘비테라큐틱스로 바꾸고 신약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M&A경제=김지민 기자] kjm@kmna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