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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 막바지∙∙∙중국 승인 가능성은?
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인수 막바지∙∙∙중국 승인 가능성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7.28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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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위한 심사 중국만 남았다
반도체 관련 기업결합 위해 주요국 반독점 심사 거쳐야
반도체 업계, “중국 외 7개국 무조건부 승인”∙∙∙”쉽지 않지만 승인 날 것”
사진=SK하이닉스
사진=SK하이닉스

[한국M&A경제]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위한 막바지 절차에 다다랐다. 중국의 문턱만 넘으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중 반도체 패권다툼 속에서 SK하이닉스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으로 중국을 꼽기도 한다. 중국 역시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할 것으로 보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최종 인수하게 되면 반도체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하게 다질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것은 기업용 SSD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라며 “인텔이 SSD 시장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인수 후 SK하이닉스의 성과 창출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2월 개발한 176단 4D 낸드(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2월 개발한 176단 4D 낸드(사진=SK하이닉스)

◇인수 계획 발표 후 9개월만에 8개국 중 7개국 승인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규모는 90억 달러(약 10조 원)이다. 

반도체 관련 기업의 기업결합을 위해서는 이해관계가 얽힌 주요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업결합 후 관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개월 동안 8개국의 반독점 심사기관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가장 먼저 승인을 받은 곳은 미국이다. 지난해 말 연방통상위원회(FTC)의 반독점 심사와 올해 3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투자 심의를 통과하며 긍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후 5월 EU집행위원회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6월 대만 공평교육위원회(FTC), 브라질 국가경쟁규제기관(CADE), 영국 경쟁시장청(CMA) 등으로부터 차례로 승인을 받았다. 지난 22일에는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가 승인했다. 마지막 심사가 남은 곳은 중국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 경쟁당국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양사의 기업결합 후 잠재적인 영향을 살피고 거래로 인해 소비자와 시장에 미치는 피해가 없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출처: 인텔
사진=인텔

◇中 경쟁당국 승인 여부, 긍정적 전망 나오는 이유

중국 SAMR의 승인 여부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게 반도체 업계의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 9개월 만에 8곳 중 7곳이 무조건부로 승인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업계가 예민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9개월은 상당히 짧은 기간”이라며 “중국 역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사 결과를 발표한 7곳이 무조건부로 승인한 점도 양사의 기업결합이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는 이유로 언급된다. 

앞서 브라질 CADE는 “SK하이닉스의 인수 계획을 심의한 결과, 시장 경쟁 원리를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히며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대만 FTC 역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는 대만 「공평법 제13조 1항」에 부합한다”며 “양사의 M&A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한국 공정위 역시 “이번 결합 건은 주력 분야의 핵심역량 집중, 비주력 분야의 정리, 4차 산업혁명 분야로의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며 “기업결합 후 경쟁 제한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경쟁을 해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라는 게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11.6%, 인텔이 8.6%를 차지했다. 1위는 삼성전자로 32.9%로 나타났으며 키옥시아 19.5%, WDC가 14.4%로 뒤를 잇는다. 양사의 기업결합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1위 사업자가 존재해 경쟁 제한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중국 현지 매체가 양사의 기업결합으로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점, SK하이닉스와 중국 다롄(大連)시와 협력하는 점, 대규모 인력 고용 효과 등으로 승인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반면 지난 5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에서 중국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딴지를 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중국은 미국 퀄컴과 네덜란드 NXP,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 등 반도체 관련 기업 간 M&A를 무산시킨 전적이 있다. 최근에는 미국 엔비디아와 영국 ARM의 기업결합 심사를 고의로 미룬다는 주장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앞선 사례는 미국기업이 다른 국가의 기업을 흡수하는 사안”이라며 “SK하이닉스와 인텔의 기업결합은 한국기업이 미국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 앞에 언급된 것과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승인해도 미국보다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 더 유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7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반기 DRAM 수요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20% 초반의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수익성 개선에 지속 이어간다는 게 SK하이닉스의 계획이다. 

노종원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지금까지 8곳의 반독점 심사기관 중 7곳으로부터 조건 없는 승인을 받았다”며 “올해 하반기 적절한 시점에 중국에서 필요한 승인을 전부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ESG 경영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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