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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칼럼] 북-스마트와 스트리트-스마트
[김경준 칼럼] 북-스마트와 스트리트-스마트
  •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
  • 승인 2021.04.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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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성적이 좋으면 사회 성취감도 높을까
‘피터 린치’를 통해 배우는 투자 전략은?

[한국M&A경제] 스마트폰, 스마트 디바이스 등 일상어가 된 ‘스마트’는 IT기술 관점에서는 ‘세부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반응하고 처리하는 기능’을 뜻한다. ‘똑똑하다’로 번역되는 스마트를 사람에게 적용시키면 ‘상황을 신속하게 이해하고 판단을 정확하게 하는 능력’의 의미가 될 것이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 잘하고 성적 좋은 학생을 스마트하다고 부르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자신의 영역에서 인정받고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 스마트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런 점에서 스마트는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이 풍부한 ‘북-스마트’(Book smart)와 풍부한 현장경험과 정확한 판단능력을 갖춘 ‘스트리트-스마트’(Street smart)로 구분된다. 흔히 말하는 학창 시절 좋은 성적과 사회에서의 성취가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하는 측면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사회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사업가의 스트리트-스마트가 학식 있는 학자나 전문가의 북-스마트보다 훨씬 깊이 있고 정확하게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우리나라 산업화 초창기를 이끈 1세대 창업주들의 많은 경우가 소위 가방끈은 짧았지만 스트리트-스마트의 통찰력으로 커다란 성취를 이룬 분들이다. 어려서는 북스마트가 크게 느껴졌는데 나이가 들수록 현실에서 실질적 성취를 이루는 스트리트 스마트를 높이 평가하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전설의 투자자 ‘피터 린치’

책만 많이 읽고 경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허황된 경우가 많고, 하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남이 한 이야기이다. 경험만 있으면서 책으로 얻은 지식이 없으면 협소하게 되고, 아집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책으로 얻은 지식이 현장의 경험과 접목되어야 북과 스트리트의 균형 잡힌 관점이 형성되는 것이며, 직장인의 경우는 자신의 직업을 통한 일상적 경험이 기반이다.

일상생활의 경험을 통한 통찰의 힘을 보여주는 실화가 미국 마젤란 펀드를 세계 최대의 뮤추얼 펀드로 성장시킨 전설의 투자자 피터 린치(Peter Lynch, 1944~ )이다. 보스턴에서 태어난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11세 때부터 학비를 벌기 위해 골프장 캐디로 일하였다. 골프장 손님들의 주식 이야기를 귀동냥으로 들으면서 투자업계를 알게 되었고, 대학을 마치고 1969년 월스트리트의 피델리티에 입사했다.

1977년 마젤란 펀드를 맡아 운용자산 1,800만 달러를 1990년 은퇴하는 시점에서 140억 달러로 증가시켰다. 펀드매니저를 맡은 13년간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29.2%로 1만 달러를 초기에 투자했다면 13년 만에 27만 달러가 되었을 실적이다.

그는 발로 뛰어 얻은 정보가 고급 정보이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서는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신념을 철저히 지켰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격언처럼 최전성기인 47세에 은퇴한 그의 비결은 ‘생활 속의 발견’이었다.

 

피터 린치(사진=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피터 린치(사진=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피터 린치의 ‘생활 속 발견’

출근길 도심 가게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서 사무실에서 먹는 것이 일상이다. 이에 따라 길거리 모퉁이에 새로운 도너츠 가게가 생겨났다. 호기심에 간간이 들러보니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에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가게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가게의 본사를 직접 방문해서 사업계획을 들어보고 경영진을 만나보니 앞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서 투자한 기업이 후일 20배의 수익을 안겨준 던킨도너츠였다. 이처럼 매일의 일상생활에서 관찰한 현상을 보고 그 이면에 있는 흐름을 분석하여 투자하여 성공한 사례가 많다.

캘리포니아 여행길에서 맛본 부리토에 매료되어 관심을 가지게 된 멕시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타코 벨’, 주변 친지들이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났던 자동차 ‘볼보’, 딸들이 집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한 컴퓨터와 회사 시스템관리자가 업무용으로 구입한 컴퓨터의 제조사가 동일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애플컴퓨터’, 유행에 민감한 딸들과 나선 쇼핑에서 접하게 된 의류회사 ‘GAP’ 등 일상생활에서 미래의 유망주식을 발굴하는 방식은 사업 초창기 회사들의 투자에서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그의 명성을 만들었다.

피터 린치는 이러한 ‘생활 속의 발견’을 일반인들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화학 탱크 트럭 기사의 경우, 일감이 많아지면 호경기가 시작되는 것이니 관련 주식을 사면 되고, 동네슈퍼 주인은 판매대에 진열된 신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식음료 기업의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식이다. 소위 명문대학의 경영학 학위를 가진 고액 연봉의 투자분석가들도 책상에서 보지 못하는 부분을 현장의 일반인들이 이해하여 성공적인 투자자가 될 수 있다는 경험담이다.

피터 린치의 일화는 자신의 직업과 일상생활을 통한 경험이 주는 가치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는 비단 투자 분야뿐 만이 아니라 인문학을 포함한 어떤 영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특히 기술의 발달로 소위 전문가와 일반인의 지식격차가 급격히 축소된 현시대에는 특히 그러하다.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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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M&A경제=편집부] news@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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