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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 재도전∙∙∙성공 가능성은?
이스타항공, M&A 재도전∙∙∙성공 가능성은?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4.01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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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까지 우선협상자 선정∙∙∙회생계획안 법원 제출 예정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 법원 조치에 환영 뜻 밝혀
“제주항공의 선행조건 해결 못하면 재매각 여전히 불투명”

[한국M&A경제] 지난 3월 22일 서울회생법원이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 추진을 허가했다. 이로써 이스타항공은 M&A 재도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한 지 약 9개월만이다.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하면서 재매각 협상에 주력해 왔다. 지난 2월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 전부터 인수 희망자가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며 “구체적인 인수 희망자가 있는 만큼 스토킹 호스 방식을 통해 신속히 재매각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법원의 현명하고 적절한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인수과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오너리스크도 공정한 회생절차에 따라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5월 20일까지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사진=이스타항공
사진=이스타항공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이유?

2019년 7월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여파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의 합병을 추진했다. 이듬해 3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주식매매계약(SPA)를 맺으며 국내 최초 항공사간 기업결합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와 겹치면서 양사 간 M&A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5월 임금체불 비용 분담을 시작으로 회의록과 통화 내용 유출, 항공 노선 운항중단(셧다운) 결정 여부, 대주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일가에 제기된 의혹 등으로 양사 간이 갈등이 심화됐다.

결국 제주항공은 선행조건으로 제시한 태국 현지 총판 ‘타이 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와 1,700억 원 미지급금 문제를 기한 내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인수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보고한 ‘제주항공, 짐은 덜었다’를 통해 “계약해지로 제주항공은 계약금 115억 원과 대여금 100억 원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생겼다”면서도 “추가로 이뤄졌을 재무적 부담을 덜게 됐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주항공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는 분석이다.

방 연구원은 “2019년부터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이스타항공이 항공사업자 면허를 유지하기 위해 연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1분기 제주항공도 1,000억 원가량 당기 순손실을 보게 된 가운데 이스타항공의 410억 원 적자 역시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의 재도전, 여전히 쉽지 않을 것”

이스타항공이 M&A 재도전에 나섰지만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투자업계의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이동제한조치를 시행하면서 전 세계 항공업계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업계의 수요 회복이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국내 국적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월부터 화물운송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국내선의 운항 횟수를 늘리거나 신규 취항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일부 상장 LCC는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여객기 운항 차질이 장기화되고 다른 매출 창출원이 없어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뿐만 아니라 LCC 업계가 전반적으로 자금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올해도 LCC업계는 큰 어려움을 겪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대형 국적사가 아닌 LCC가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선행조건으로 제시했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M&A 시장에 헐값으로 내놓아도 재무적 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의 인수자가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주항공과의 M&A 실패 요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전철을 또다시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M&A경제=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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