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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호황기 맞은 게임업계, M&A 전략 내세우는 이유?
코로나19로 호황기 맞은 게임업계, M&A 전략 내세우는 이유?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1.02.03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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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비디오 게임업계 M&A 거래규모 12조 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 증가∙∙∙게임업계 호황기 맞아
한콘진, “경기침체 불구, 글로벌 게임산업 투자 실적∙전망 양호”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미국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비디오 게임업계의 M&A(인수합병) 거래규모가 총 110억 달러(한화 약 12조 2,562억 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최근 3년간 거래규모가 2017년 108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 2018년 106억 달러(한화 약 11조 8,000억 원), 2019년 93억 달러(한화 약 10조 3,600억 원)로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동안 위축됐던 게임업계의 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11월 공개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글로벌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 실적과 전망은 매우 양호하다”며 “게임산업이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했다.

넥스터즈 글로벌의 모바일 RPG 게임 ‘히어로 워즈’. (출처: 넥스터즈 글로벌)
넥스터즈 글로벌의 모바일 RPG 게임 ‘히어로 워즈’. (출처: 넥스터즈 글로벌)

◇ 경쟁우위 확보 위해 M&A 내세워

일부 게임기업은 글로벌 게임시장에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M&A를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 포켓게이머(Pocket Gamer) 등 외신은 3일(한국시간) 모바일 게임 기업 넥스터즈 글로벌(Nexters Global)은 특수목적 인수법인 키즈멧(Kismet Acquisition One SPAC)과의 합병을 통해 주식이 상장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안드레이 파디브(Andrey Fadeev)와 보리스 게르소프스키(Boris Gertsovsky) 공동대표는 자사 주식의 92%를 키즈멧에 매각하는 데 동의했고 대표 직위는 12개월 동안 유지된다.

넥스터즈 글로벌의 가치는 19억 달러(한화 약 2조 1,198억 원)다. 지난해 넥스터스는 3억 1,800만 달러(한화 약 3,547억 원)의 매출액을 보였고 FCF(잉여현금흐름, Free Cash Flow)1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339억 원)였다.

지난해 넥스터즈 글로벌의 모바일 RPG 게임 히어로 워즈(Hero Wars)는 앱스토어(App Store)와 구글플레이(Google Play)에서 3,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다면 오는 2023년 넥스터즈 글로벌의 예상 매출액은 5억 6,200만 달러(한화 약 6,264억 6,140만 원)로 예측된다.

게임업계는 “이번 넥스터즈 글로벌의 합병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입지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회사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키즈멧과의 합병으로 주식이 상장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M&A를 선택했다. 지난해 9월 제니맥스미디어(ZeniMax Media)를 75억 달러(한화 약 8조 7,2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제니맥스미디어는 비디오게임 둠(Doom), 엘더스크롤(The Elder Scrolls), 폴아웃(Fallout) 등을 개발했다. 

당시 게임업계는 “일본 소니(SONY)와의 신형 콘솔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7년 만에 벌어지는 콘솔 경쟁을 맞아 여러 독점 게임을 확보해 콘솔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29일 EU집행위원회에 제니믹스미디어 인수에 대한 승인요청을 했다. EU집행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니믹스미디어 인수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여부 등을 심사해 3월 5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텐센트 스티브 마 부사장이 지난해 6월 연례회의에서 40여개 게임 개발 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공개했다. (출처: 텐센트)
텐센트 스티브 마 부사장이 지난해 6월 연례회의에서 40여개 게임 개발 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공개했다. (출처: 텐센트)

◇ M&A 전략 바꾼 텐센트, 글로벌 게임시장의 입지 다지기?

중국 거대 IT 기업 텐센트(Tencent)는 M&A 등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이며 게임시장에서의 입지 다지기에 들어갔다.

지난 1월 아시아 게임시장 분석기관 니코 파트너스(Niko Partners)에 따르면 텐센트는 2020년 31개 게임기업에 M&A, 지분확보, 펀딩 라운드 등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전년 대비 300% 증가한 수치다. 앞서 텐센트는 홍콩 게임기업 리유 테크놀로지(Leyou Technologies)를 15억 달러(한화 약 1조 6,000억 원)에 인수했다.

보고서에는 텐센트의 변화된 M&A 전략도 언급됐다. 보고서는 “텐센트는 규모가 작거나 초기 단계에 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데 집중한다”며 “주로 히트상품을 보유하거나 서비스가 입증된 기업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게임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텐센트가 알리바바(Alibaba), 바이트댄스(Bytedance)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내 게임업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편 텐센트의 대규모 M&A 추진설이 돌자 국내 게임업계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기업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Roundhill Investment)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텐센트가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해 게임 비즈니스를 위한 게임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인수기업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한국의 게임기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기업으로 넥슨, 엔씨소프트, 웹젠, 위메이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입장을 밝힌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국내 게임업계는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M&A는 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자칫 국내 게임기업의 저작권이 침해되거나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승수 의원은 지난해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외에서 문화콘텐츠 모방으로 인한 피해금액과 사례를 수집하고 다양한 전략과 지원 방법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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