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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높이는 나이키, 아마존과 결별하고 ‘직접 판매’ 결심
‘희소성’ 높이는 나이키, 아마존과 결별하고 ‘직접 판매’ 결심
  •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신문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11.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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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직접 판매 강화 위해 아마존과 결별
고유성 끌어올려 소비자 충성도 높이는 데 집중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세계 최대 스포츠 의류·신발 브랜드인 나이키가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에서 나이키의 상품을 모두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강화해 고유성을 지키고 수익성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아마존과 협업하기 시작한 나이키는 약 2년 만에 아마존과 결별하기로 했다. 외부적으로는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강화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다지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마존에서 이른바 ‘짝퉁’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존과 협업하기로 했던 당시 짝퉁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나이키는 아마존이 ‘브랜드 레지스트리(brand-registry)’를 통해 유명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하고 불법 복제품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믿고 아마존과 협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아마존이 짝퉁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자 결국 결별을 통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아마존 판매로 얻는 수익보다 나이키 사이트로 벌어 들이는 수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키로서는 짝퉁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도 아마존과 협업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2017년 독일 신발 업체 ‘버켄스탁’도 나이키와 같은 이유로 아마존에서 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유명 의류 브랜드인 랄프로렌,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반스 등도 아마존을 떠났다. 2018년 아마존에서 시범 판매했던 스웨덴 가구 업체 이케아도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나이키가 아마존을 이탈하는 건 다른 의류업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라며 “나이키의 행보를 따르는 브랜드들이 앞으로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키가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한 이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D2C’라고 일컫는다. D2C는 ‘Direct to Consumer’의 약자로 아마존,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 등 별도의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자체 쇼핑몰이나 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소비자의 행동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유통업계에선 D2C가 성행하고 있다. 뷰티·패션업체들이 도입하던 D2C를 이젠 의류 업체, 신발 업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이 주로 포털 사이트를 통해 오픈마켓으로 유입되는 과정을 거쳤다면 현재 소비자는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체 쇼핑몰로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SNS의 광고 영향력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유통업체로서도 소비자를 자체 쇼핑몰로 유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기업 입장에선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절감한 비용을 제품 및 가격 경쟁력 강화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의 제품들과 함께 나열되는 오픈마켓과 달리 오로지 자체 제품만을 소개할 수 있어 제품의 ‘고유성’을 유지할 수도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D2C는 제품의 다양성이 부족해 고객의 충성도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업체가 매번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한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않는 이상 고객 이탈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유통 단계를 거치며 ‘검수 과정’을 거치지 않는 만큼 품질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브랜드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나이키뿐 아니라 여러 유통업체들이 D2C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고유성 강화하는 나이키

나이키는 D2C 방식 강화와 함께 나이키만의 고유성을 끌어올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나이키는 최근 세계적인 가수 지드래곤과 함께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에어포스)’를 출시하며 화제에 올랐다. 이 제품은 한정 판매되는 만큼 중고 시장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818족이 한정 발매된 빨간색 나이키 로고 운동화의 평균 중고 거래가격은 300만~500만 원대에 형성됐다. 지드래곤이 지인에게만 나눠준 88족의 노랜색 나이키 로고 운동화는 2천만 원이 넘는 가격에 사겠다는 글도 올라왔지만 이 가격에도 구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10만 족이 출시된 하얀색 나이키 로고 운동화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나이키가 응모자 100명에게 지드래곤 친필 사인이 들어간 운동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며 해당 운동화가 1,000만~1,300만 원대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싼 가격에도 판매글보다 구매요청글이 훨씬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인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 운동화도 70만~100만 원대에 중고로 거래되고 있다. 21만 9천 원에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3배 이상 비싸진 것이다. 

롯데백화점과 손을 잡고 한정판 에코백도 출시했다. 이 에코백의 명칭은 ‘나이키 인 서울’로 6,200개 한정으로 제작됐다. 

유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희소성을 가진 물건이 소비자에게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나이키는 제품을 희소하게 만들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이현주 기자] hzu1212@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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