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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호 칼럼] 자동차는 ‘제4의 스크린’이다
[정근호 칼럼] 자동차는 ‘제4의 스크린’이다
  • 정근호 전문기자
  • 승인 2019.11.0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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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인먼트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준비하자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필수재이다. 물론 본인 명의의 차량이 없는 사람은 있겠지만,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동차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물어보면 사람들에 따라 조금씩 답변은 다르겠지만, 분명히 공통적인 부분이 존재한다.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하며, 사람이던 화물이던 무언가를 싣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운송수단이라는 점이다.

이 답변에서 사람이 운전한다는 부분은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사라지게 될 것이며, 운송수단이라는 역할은 향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첨단 ICT 기술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스마트 단말이 되어가고 있는 자동차의 역할은 단순히 운송수단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휴대폰이 음성통화를 위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하여 음성통화뿐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자동차 역시 디지털 서비스와 콘텐츠의 유통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서비스 중심으로 발전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용어 중 하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이다.  정보(information)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합친 것으로서, 자동차에서 안전한 주행에 필요한 여러 정보는 물론 탑승 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대표하는 두 영역은 바로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및 음악과 같은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이다. 내비게이션은 단순히 처음에 목적지를 입력할 때 파악되는 이동경로를 제공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제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수시로 경로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도 내비게이션과 마찬가지로 변화하고 있다. 차량에 탑재된 라디오와 카세트 또는 CD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과 뉴스를 들을 수 있었던 형태에서 이제 스트리밍 음악과 팟캐스트 등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기술적 측면에서도 오디오 서비스 이용을 위해 차량의 오디오 시스템을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연결하던 방식에서 차량 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차량에서도 동영상 서비스 도입이 시작되다

이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또 한 번의 발전을 앞두고 있다. 바로 동영상 등 시각적 요소가 동반되는 서비스이다. 이는 자동차에 여러 형태로 스크린이 본격 탑재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계기판은 물론, 센터페시아가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변화되었으며, 뒷좌석 탑승자를 위해 앞 좌석 헤드레스트의 뒷면에 태블릿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자동차 유리창에 투명 LCD를 적용하거나 내부 측면을 디스플레이로 구성하려는 시도가 등장하고 있다.

사실 동영상 서비스는 자동차에서는 안전성으로 인해 제공이 금기시되었던 서비스이다. 물론, 내비게이션도 일종의 시각적 서비스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경로 안내 화면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는 것이 아니며, 음성으로 진행방향을 알려주기에 화면을 보지 않고도 내비게이션이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최근 새로운 컨셉으로 도입이 시도되고 있는 서비스는 지속적인 몰입이 필요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점에서 가장 앞서가는 업체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이다. 동사는 이미 차량의 스크린을 통해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의 동영상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으며, 자동차에서 게임을 즐기는 ‘테슬라 아케이드’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케이드 서비스의 경우 자동차의 운전대 및 페달과 연동되기도 하는데, 실제 운전대와 페달로 게임 속의 자동차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테슬라가 제공하는 이 서비스들은 실제 주행시에는 이용할 수 없으며, 주차되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업체들은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를 대상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율주행시대, 자동차의 역할은 변한다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제공될 동영상 관련 서비스들은 자율주행시대가 되면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 관련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자율주행차 탑승자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을 하는 것이기에 목적지까지 이동하면서 편안하게 동영상과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웹브라우징을 하거나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를 통한 쇼핑이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업무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가 TV와 PC, 스마트폰에 이어 제4의 스크린이 되고, 자율주행기술이 접목되면서 자동차도 서비스 이용 단말로 역할이 확대되는 것이다.

이 시대가 되면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기반의 서비스 및 콘텐츠 생태계가 새롭게 형성되고 다양한 수익모델이 시도되기 시작할 것이다. 차량 탑승자를 겨냥한 광고도 제공될 수 있는데, 특히 자율주행차는 탑승자가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목적지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등의 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의 위치와 탑승자의 이동 목적에 맞추어 개인 맞춤형 광고 제공도 가능함을 말해준다. 자동차 대상의 광고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특정 상품 구입에 대한 할인을 제공하는 등 현재의 PC 및 스마트폰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모두 적용될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앱스토어를 통해 거대 기업은 물론 개인 단위의 개발자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제공한 것처럼, 자동차 시장에서 여러 기업들이 서비스나 콘텐츠 제공을 시도하고 이 중에서 새로운 스타 기업이 등장할 수도 있다. 즉, 자동차는 또 다른 서비스 유통 플랫폼이 되며, 선순환 효과가 가능해질 수 있다.

자율주행시대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시장은 이미 성장을 시작했다. 누가 이 기회를 잡을 것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혁신을 선보일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이사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이사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정근호 기자] jungkh@ar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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