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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호 칼럼] 가로등과 신호등도 스마트시티 위한 필수 인프라가 된다
[정근호 칼럼] 가로등과 신호등도 스마트시티 위한 필수 인프라가 된다
  • 정근호 전문기자
  • 승인 2020.09.02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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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오래된 설비도 스마트시티의 핵심 요소로 재탄생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도심의 도로나 건물 사이에는 어김없이 전신주와 가로등, 하수구, 그리고 신호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설비들이 설치되어 있다. 이런 설비들은 도시생활을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이지만, 오래된 도시일수록 낡고 흉물스러운 모습을 지녀 도심의 외관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도심의 舊설비들은 스마트시티를 위한 아주 중요한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본연의 기능을 유지하되 첨단 ICT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설비로 업그레이드를 할 경우 새롭게 설치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효율적으로 스마트시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스마트시티는 신생 도시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교통체증과 공해, 범죄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보다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여 도시 거주민 삶의 질을 더 높여 장기적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시티는 새롭게 건설되거나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도시와 일부 지역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래된 도시일수록 그간 쌓여온 다양한 문제가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스마트시티의 추진 목적이 될 수 있다.

구도심에 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이미 서로 다른 소득과 거주지, 가족구성원 등을 보유한 수많은 거주자들이 존재하여 스마트시티 구축에 따른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으며,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되어 온 기존 도심의 설비와 시스템들이 새로운 솔루션과 시스템 도입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각각의 설비도 서로 소유 및 운영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일치된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스마트시티는 건물과 도로, 상하수도 등 기존의 설비뿐 아니라 최신의 ICT 기술이 도입된 새로운 인프라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도입되어야 한다. 즉, 스마트시티는 특정 한두개의 솔루션과 기술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로 하는 모든 요소와 관련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舊도심의 오래된 설비는 스마트시티를 위한 주요 인프라가 될 수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들은 잘 정비된 인프라가 갖추어진 新도시와 달리 인구가 늘어나고 도심 지역이 확대되는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도로와 가로등, 전신주, 신호등, 하수도, 소화전, 우체통, 공중전화박스 등이 설치되어 왔다.

그리고 이들은 스마트시티化를 위한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 스마트시티를 위해서는 도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과 이벤트에 대한 데이터는 물론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취합해야 한다. 이런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도시가 갖고 있는 문제와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으며, 그에 걸맞는 솔루션과 시스템을 도입해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이 점에서 기존의 설비들은 데이터 취합을 위한 최적의 전초기지가 된다. 이 설비들은 이미 도심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상당수는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설비들에 다양한 센서를 부착하고 최신 기술을 적용해 기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스마트시티 구현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도심의 가로등이나 신호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의 3억5천만 개에 달하는 가로등 중에서 불과 18%만이 LED 조명을 이용하고 있었다. 즉, 향후 더 많은 가로등이 LED 조명으로 교체될 것인데, 이는 더 밝은 조명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운영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가로등에 여러 센서를 부착하여 시간대나 통행인구 등에 따라 작동을 최적화하는 것이 가능한데, 시장조사업체 주니퍼리서치는 스마트 가로등 도입이 늘어날 경우 2023년까지 에너지 비용 15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도시 곳곳에 전기와 통신,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되는 전봇대 역시 그 기능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 전봇대에 온도, 습도, 풍속, 공기질 등을 감지하는 센서가 부착될 수 있으며, 5G 시대를 맞아 더 촘촘히 설치되어야 할 이동통신 기지국이나 신호 중계기가 설치될 수도 있다.

신호등은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이미 그 중요성이 잘 알려져 있다. 자율주행차가 사고 없이 운행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돌발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차는 다른 차량과 소통하는 V2V(Vehicle-to-Vehicle) 통신 기능이 적용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차량-사람 통신(V2P, Vehicle-to-Person), 차량-인프라 통신(V2I, Vehicle-to-Infrastructure) 등 소위 ‘V2X(Vehicle-to-Everything)’ 통신 기술이 적용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호등이 차량과 소통하는 주요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또한 신호등 역시 주요 도로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봇대나 가로등처럼 다양한 센서가 부착된 스마트 신호등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미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스마트 신호등과 통신하여 신호등 정보를 받아 속도를 조정하는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우체통이나 공중전화박스처럼 이제는 그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 시설들도 스마트기기化를 통해 재탄생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이 설비들이 제공하는 본연의 기능은 이제는 중요도가 떨어지지만, 설치되어 있는 위치의 중요성은 여전하기에 스마트시티를 위한 새로운 설비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스마트설비의 상호운용 위한 개방성과 표준화는 필수 요소

이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설치된 도시 생활을 위한 인프라는 스마트시티라는 패러다임 전환기에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를 기회 삼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수많은 업체들이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소유권자와 운영주체들이 존재하는 도심의 설비들이 개별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각각의 설비에서 취합하는 데이터들이 취합되어 각 업체들이 공유하고 분석하여 이용할 수 있는 공통의 인터페이스나 플랫폼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방성과 표준화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시티는 하나하나의 블록(block)이 서로 빈틈없이 연결되어 최종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레고(lego)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보다 큰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플랫폼은 민간기업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여러 공기업 등이 참여한 가운데 특정 조직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 전체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정근호 이사(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정근호 이사(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정근호 기자] jungkh@ar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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