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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보약이다”∙∙∙슬립테크, 수면과 첨단기술 결합한 신성장동력
“잠은 보약이다”∙∙∙슬립테크, 수면과 첨단기술 결합한 신성장동력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3.19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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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진료환자 연평균 8%씩 꾸준히 증가
2026년 글로벌 수면 보조제품 시장 133조 원 전망
“수면시장에서 첨단기술 영향 클 것”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일상 생활이 어렵다. 잠을 자는 동안 잦은 뒤척임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습관을 갖고 있다면 잠을 오래 자도 늘 피곤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적절한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는 필수조건이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와 NSF(미국수면재단, National 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건강 유지를 위한 적정 수면시간은 7~9시간이다. 아침에 일어나 피곤하지 않으면서 낮 동안 졸리지 않고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수면시간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19년 수면장애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 기준 수면장애 진료환자는 전 국민의 1.1%에 해당하는 56만 8,067 명이다. 2014년 41만 5,502명, 2016년 49만 5,5434명으로 연평균 8.1%씩 꾸준히 증가했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편안한 숙면을 원하는 현대인들은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와 ‘슬립테크’(sleeptech)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면과 첨단기술의 만남∙∙∙고부가가치 미래성장 발전 기대

슬리포노믹스는 수면(sleep)과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현대인들이 숙면을 위해 돈을 지불하면서 수면산업이 성장하는 현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업 프로프쉐어(Profshare)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수면 보조제품 시장은 659억 달러(한화 약 79조 원)다. 2026년 1,115억 달러(한화 약 133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 수면산업 규모는 약 20조 원, 일본은 6조 원 규모로 보고 있다. 반면 한국은 2조 원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은 1990년대 초부터 수면산업을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한국은 2011년 국제수면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수면산업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

그러나 국내 수면산업은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2018년 발간한 ‘경기도 수면산업(Sleep Industry) 육성을 위한 실태조사 및 정책방안’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한국 수면산업 규모는 4,800억 원에서 2015년 2조 원 규모로 급격히 성장했다. 수면산업은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CES, 4차 산업혁명 기술 접목된 슬립테크 트렌트 선보여

수면산업은 전통적으로 가구와 침구류의 영역이었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견이불을, 겨울에는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차렵이불을 사용했다.

슬립테크는 IT(정보통신),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으로 수면 상태를 분석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잠을 방해하는 소음을 줄이고 주변에 도움이 되는 소리를 제공해주는 무선 이어폰, 수면 중 음직임을 체크하고 분석하는 스마트 베개, 잠이 들면 조명이 꺼지고 깰 시간에 서서히 밝아지는 수면등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2019년 발간한 ‘슬립테크 등장과 경기도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 수면산업의 지난 20여 년간 기술특허 792개를 분석한 결과 가구 및 섬유∙의류 분야가 지속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가 최근 IT 관련 분야에서 급격하게 증가했다. 수면 관련 IT용품 특허등록 수는 2016년 19건, 2017년 34건, 2018년 46건이었다.

보고서는 “수면시장에서 첨단기술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며 “국내∙외 통신, 가전 및 IT 기업들은 생체신호인식, IoT, 모바일, 전자섬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슬립테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2017년부터 슬립테크관을 따로 마련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슬립테크 트렌드를 선보이고 있다.

LG U+의 IoT 숙면알리미는 사용자의 호흡과 맥박, 뒤척임 수 등을 측정∙분석해 수면시점을 감지한다. (출처: LG U+)
LG U+의 IoT 숙면알리미는 사용자의 호흡과 맥박, 뒤척임 수 등을 측정∙분석해 수면시점을 감지한다. (출처: LG U+)

바디프랜드 ‘수면 안마 프로그램’ 이용, 수면 잠복기 7분 빨라져

한편 국내 기업은 현대인들의 건강한 수면라이프를 보장하는 슬립테크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라이프케어 기업 코웨이의 스마트 베드 시스템은 침대와 IoT를 결합한 제품이다. 2018년 CES 혁신상을 받았다. 사용자의 수면 패턴과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실내등과 베드 높이 등을 스스로 조절한다. 사용자가 수면 중 코를 골면 에어 매트리스가 목과 어깨 압력을 조절해 신체에 부드러운 자극을 준다. 주변 온도에 따라 매트리스 온도도 조절된다. 공기청정기와 연동해 공기 질도 점검한다.

헬스케어 기업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에 ‘수면 안마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마사지를 통해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긴장된 몸을 이완시켜 숙면을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2017년 바디프랜드가 서울 소재 S대학병원과 임상 입증한 ‘취침 전 전신 근육이완 마사지가 수면과 피로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가 대한수면연구학회 학술지 ‘Journal of sleep medicine’에 게재되기도 했다. 평소 수면장애를 겪는 성인남녀 35명이 잠들기 전 30분 동안 수면 안마 프로그램을 체험한 결과 수면 잠복기가 기존 30.6분에서 23.3분으로 약 7분 짧아졌다. 참가자들의 주관적 평가에서도 수면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통신사 LG U+는 지난해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수면서비스 ‘U+ IoT 숙면알리미’ ‘U+ IoT 숙면등’ 등 슬립테크 기반 상품을 출시했다. IoT 숙면알리미는 사용자의 호흡과 맥박, 뒤척임 수 등을 측정∙분석해 수면시점을 감지한다. 수면주기를 고려한 최적의 시점에 숙면을 위한 알맞은 온도를 유지하도록 에어컨도 제어한다. 에어컨의 제어 시점과 온도는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IoT 숙면등은 조명과 스피커 기능이 결합된 제품이다. 일출∙일몰과 유사한 조명효과와 심신안정을 유도하는 음원을 제공해 사용자의 숙면을 돕는다. AI(인공지능) 스피커로 음성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전원을 켜고 끄는 것은 물론 밝기 조절, 예약설정도 가능하다. 특정 상황에 맞는 음악재생도 할 수 있다. 추천 모드를 이용하면 공부할 때, 잘 때 등 상황에 어울리는 조명 색상과 음악을 실행할 수 있다.

[한국엠엔에이경제신문=염현주 기자] yhj@kmn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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